100세 건강을 위한 인류의 노력
유도만능줄기세포 성과, 아직 부족
줄기세포 연구 더욱 활성화 돼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수명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과거와 다르게 영양 공급이나 의료 서비스 수혜가 좋아지고 안전한 사회에서 살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질병 이환이 적고 그 결과 질병은 노인 인구로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제 100세 평균 수명을 기대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관건은 오래 살더라도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허나 사람이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인 지라 사람은 결국 늙고 죽는다.
그러므로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건강한 조직과 장기를 만들어 병들고 낡은 몸의 일부를 바꾸어 주는 환상적인 치료법은 인류의 오랜 희망이요 이상이다. 최근의 비약적인 의학 연구의 결과, 이런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도 하였다. 줄기세포는 난자를 채취하여 여기에서 핵을 제거하고 체세포의 핵을 이식한 후 분화되도록 유도하여 만들어 내는 배아줄기세포와 성인의 혈액, 골수 그리고 지방세포 층에서 얻을 수 있는 성체줄기세포 그리고 출산 시에 탯줄에서 얻을 수 있는 제대혈 줄기세포가 있다. 최근 일본에서 성숙한 인간의 체세포에 몇 가지 유전자를 주입하고 자극하여 역으로 미성숙한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하였고 이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라고 한다.
그러나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완벽한 유전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계획된 기술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수많은 물질들로 세포를 조작하다가 발견된 줄기세포로 페니실린의 발견처럼 우연한 기회에 얻어진 과학적 산물이다. 그리고 성숙한 체세포를 거꾸로 미성숙한 상태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이름만큼이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위험성을 항상 가지고 있는 세포이다. 인간의 세포가 미성숙하게 변이되어 계속 증식하고 전이하는 것이 바로 암세포이다. 배아줄기세포 또한 난자의 제공이나 복제 인간의 가능성과 같은 윤리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큰 맥락에서 보면 줄기세포를 다루는 연구 자체가 노화와 죽음이라는 자연현상 자체를 되돌리게 되는 문제, 즉 윤리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를 다쳐서 하반신을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척수신경세포로 분화시켜 주입하여 신경세포들이 성공적으로 재생되고 환자가 다시 걸을 수만 있게 된다면 이는 정말 기적적인 일이다. 이런 환자들의 고통과 불편함을 알기에 줄기세포의 연구와 개발을 멈출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 수준은 아직 세포 단계의 분화에 국한된다. 줄기세포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안전하게 분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아직 완전하게 가지지 못했다. 심근경색이 있는 환자에게 심장 근육으로 분화할 수 있도록 줄기세포를 유도하고, 치매에 걸린 노인을 고치기 위하여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줄기세포 분화 과정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고난도의 지식과 기술을 아직 완전히 갖추지 못했다. 부분적인 성과가 있을 뿐이다.
한편 세포가 조직이 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조직이 되려면 세포가 붙어서 정착할 수 있는 기본 바탕이 있어야 하고 여기에 혈관과 같은 조직들이 들어와서 영양과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 이후 개체와 호응하며 기능을 할 것인가도 관건이다. 한편 사람은 외부의 병원체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는 면역체계가 있어 자신과 다른 세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한 줄기세포로 범용 세포치료제를 만들어 누구나 쉽게 사용하기에는 큰 제악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줄기세포 치료의 효과는 세포의 재생 효과라기보다 줄기세포가 분비하는 물질(Cytokines)에 의한 효과인 경우가 더 많았다.
좋은 인재들이 아직도 의과대학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은 아직 국가경제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는 세간의 비판이 뜨겁다. 줄기세포 연구와 세포치료제의 개발은 윤리적 문제가 있고 아직 치료의 성과를 내세우기에 미흡하다. 그러나 인구 구조의 변화와 노인 인구의 증가 그리고 인간들의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염원에 의거하여 미래에 꼭 필요한 치료 방법이 될 수밖에 없다. 차세대 먹거리를 위하여 한국의 과학도와 의학도들이 합심하고 정부의 적절하고 공정한 지원으로 줄기세포 연구가 이 땅에 다시 한 번 활짝 꽃 피워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기선완 국제성모병원 기획조정실장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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