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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문수석도 미스터리 사퇴, 또 침묵하는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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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문수석도 미스터리 사퇴, 또 침묵하는 청와대

입력
2014.09.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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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용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지난 20일 돌연 사퇴했다. 올 6월 임명된 지 3개월도 안됐다. 청와대의 사퇴배경 설명은 “송 수석이 ‘친정’인 교육현장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이다. 송 수석은 서울교육대학 총장, 한국교육행정학회장을 지낸 교육학자다.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은 사퇴거니와 앞뒤 아귀도 맞지 않는 해명을 국민이 곧이곧대로 믿으라는 것이다.

송 수석은 박 대통령의 캐나다ㆍ미국 순방에 나선 당일 사의를 표명하고 박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바로 사표를 수리했다. 더욱이 그는 19일 개막한 인천아시안게임 담당 수석비서관이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자리가 자신이 책임질 국가적 행사가 열리고 있고, 전교조 문제, 진보교육감과의 갈등 등 교육현안도 봇물처럼 쏟아지는 이 시기에 교육현장 복귀 뜻만으로 공직을 박차고 나갈 수 있으며, 대통령도 선뜻 사의를 수용할 만큼 한가한 직위인가.

시기도 부적절하고, 청와대의 설명도 부실한 3개월만의 사퇴로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교육정책을 둘러싼 황우여 교육부장관과의 갈등설, 잡음이 끊이지 않는 교육현장을 다잡지 못한 데 따른 경질설 등 관측이 무성하다.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개인 비리설도 나돌고 있다. 송 수석은 내정 당시 제자 논문을 가로챘다는 의혹이나 서울교대 총장시절 부당한 명목으로 부설기관으로부터 1,400만원을 불법 수령했다는 의혹 등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했다.

이 정권 들어 돌연 사퇴와 부실 해명이 이어진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올 2월 청와대 국가안보전략비서관에 내정된 천해성 당시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내정된 지 1주일도 안돼 임명이 철회됐다. 당시 “통일부 업무에 지장이 있다”는 황당한 이유를 댔다. 청와대 외압설이 나돌던 양건 감사원장이나 세월호 사고와 아무 관계없던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사퇴ㆍ경질도 정확한 배경이나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해 1월 통일부 장관 후보로도 하마평이 올랐던 최대석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수위원도 돌연 사퇴했지만 아직도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하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스스로 ‘인사 미스터리’를 만들어내고, 세간의 의혹을 부풀리는 패턴이 조금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

국무총리ㆍ장관 후보자에 이르기까지 인사 실패마다 청와대의 부실한 검증이 문제로 지적됐다. 앞뒤가 맞지 않는 청와대 해명을 보면 송 수석의 큰 하자가 뒤늦게 확인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사퇴 배경과 관련해 “이유는 모르겠고,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전해 들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애매한 말도 들린다. 이 정권만큼 고위공직자의 진퇴에 대한 설명이 불성실한 전례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국민을 하찮게 여기는 게 아니라면 청와대는 납득할만한 설명을 내놓아야 한다. 그게 주권자에 대한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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