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자유형 200m 결승
日 하기노·中 쑨양 이어 3위
박태환수영장의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박태환(25ㆍ인천시청)도, 라이벌 쑨양(23ㆍ중국)도 아니었다.
박태환이 한국 수영 사상 첫 아시안게임 3연패 위업을 다음 종목으로 미뤘다. 박태환은 21일 오후 인천 남구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5초85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어 하기노 고스케(1분45초23ㆍ일본)와 쑨양(1분45초28)에 이어 3위로 골인했다. 이로써 2006년 도하 대회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 종목 챔피언 박태환은 대회 3회 연속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박태환의 자유형 200m 최고 기록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할 때 작성한 1분44초80이다.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박태환과 아시아 신기록(1분44초47) 보유자 쑨양을 꺾은 하기노는 막판 스퍼트로 국제대회 200m 첫 금메달의 영광을 안았다.
박태환은 라이벌 쑨양에게도 패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간 박태환은 24초57의 기록으로 첫 50m 구간을 1위로 통과했다. 100m 구간에서는 1위가 쑨양, 2위가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150m까지도 2위(1분18초34)를 유지했지만 힘이 딸려 쑨양에게 은메달마저 내 주고 말았다.
이날 박태환과 쑨양은 통산 6번째 맞대결이었다. 첫 대결은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 박태환은 당시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3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반면 16세였던 쑨양은 3분56초11의 기록으로 전체 32위로예선 탈락했다. 이듬해 베이징올림픽에서 치러진 두 번째 대결에서도 쑨양은 박태환의 그늘에 가렸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200m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지만 쑨양은 자유형 1,500m 8위가 전부였다. 쑨양이 박태환의 라이벌로 부상한 건 세 번째 만남인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둘은 자유형 200m, 400m, 1,500m 세 종목에서 맞붙어 박태환이 200m와 400m 금메달을, 쑨양은 1,500m에서만 박태환을 제치고 금메달을 가져갔다. 네 번째 대결이었던 2011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박태환은 또 한번 쑨양을 누르고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쑨양은 박태환이 출전하지 않은 자유형 1,500m에서 14분34초14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다섯 번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으로 박태환이 처음으로 자유형 400m에서 쑨양에게 금메달을 내 줬다. 기세가 오른 쑨양은 주종목인 1,5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고, 박태환은 노 골드에 그쳤다.
2년 만의 재격돌이었던 이날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했던 박태환과 어느 때보다 의욕을 보인 쑨양 모두 하기노에 밀려 라이벌전이 퇴색됐다. 문학박태환수영장은 인천시가 박태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1년 4월 착공, 지난해 완공했다. 지난해 10월 전국체육대회를 통해 개장 경기를 치렀지만 국제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태환은 경기 후 “많이 와 주셨는데 기록이 안 나와서 아쉽다. 다음 경기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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