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명당 주당 12.3회 마셔 배추김치·쌀밥보다 자주 먹어
섭취 열량도 10여년 새 4배 증가 "당뇨 등 만성질환 높이는 요인"
2005년부터 3년간 바리스타로 근무하다 현재 커피프랜차이즈 업체 마케팅팀에서 일하는 박모(37)씨는 하루 평균 3잔 이상 커피를 마신다. 출근 후 커피와 주전부리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고 점심식사 후 식곤증을 예방하려고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신다. 회의나 업체 미팅이 잡히면 하루에 마시는 커피량은 3,4잔을 훌쩍 넘긴다. 박씨는 “아침밥 안 먹는 직장인은 많지만, 커피 안 마시는 직장인은 드물다”며 “카페를 사무실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시럽과 크림이 듬뿍 들어간 커피로 허기를 달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가 일하는 커피업체의 전국 매장 숫자는 2005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고, 각 매장당 하루 평균 고객수도 2배 이상 늘었다. 이렇듯 커피 문화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단일 음식으로 가장 자주 먹는 음식으로 떠올랐다. 하루 열량 중 커피로부터 얻는 열량도 10여 년 동안 4배나 증가했다.
21일 19세 이상 성인 3,805명을 대상으로 한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커피의 주당 섭취횟수가 12.3회로 단일 음식 가운데 가장 많았다. 성인 1명당 하루에 1.8번 커피를 마시는 셈이다. 한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배추김치(11.8회)보다 오히려 커피를 더 자주 섭취하는 것이다. 이어 잡곡밥(9.5회) 쌀밥(7.0회) 기타김치(4.5회) 우유(2.7회) 김구이(2.4회) 순으로 자주 먹었다. 2012년 조사와 비교해 커피는 12.1회에서 12.3회로 섭취횟수가 늘어난 반면, 배추김치와 잡곡밥, 쌀밥, 김구이 등은 모두 조금씩 줄었다.
커피 섭취가 늘면서 하루 섭취한 열량 중 커피로부터 얻는 열량은 남자가 1998년 0.6%(10㎉)에서 2012년 2.3%(56.7㎉)로 4배 가량 늘었다. 여자도 1998년 0.6%(10㎉)에서 2012년 2.2%(38㎉)로 3.7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쌀밥에서 얻는 열량은 남자가 46.6%에서 35.1%, 여자가 46.0%에서 34.4%로 급격히 줄었다. 남자는 1,023.3㎉에서 863㎉로, 여자는 804㎉에서 592㎉로 밥으로 얻는 열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식사 대신 커피 섭취가 늘면서 국민 건강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윤성하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건강영양조사과 연구원은 “커피를 비롯한 음료는 다른 식품보다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크고 이는 식사의 질이 낮다는 의미이며, 심혈관계질환 당뇨 대사증후군 등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됐다”며 “우리나라 성인 음료 섭취 감소를 위한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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