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첫 금메달은 역도였다.
남자 역도 56kg급 세계랭킹 1위 엄윤철(23ㆍ북한ㆍ사진)은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역도 56kg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128kgㆍ용상 170kgㆍ합계 298kg을 들어올려 정상에 올랐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이후 12년만에 북한의 인공기가 한국 하늘에 펄럭인 순간이었다.
엄윤철은 인상에서 탓 킴 뚜안(134kgㆍ베트남)과 우징바오(133kgㆍ중국)에 뒤진 3위에 그쳤지만 주특기 용상에서 역전극을 연출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 금메달을 확정한 용상 3차 시기에서는 자신이 보유한 세계기록(169kg)보다 1kg 무거운 170kg에 도전해 성공하며 이번 대회 첫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합계 298kg은 아시안게임 대회 신기록이기도 하다. 엄윤철은 한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도 5kg 늘렸다. 엄윤철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인상 125kgㆍ용상 168kgㆍ합계 293kg을 들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도 20일 “엄 선수가 끌어올리기(인상)에서 128kg을 들어 올린 데 이어 추켜올리기(용상)에서 170kg을 들어올려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고 전했다.
역도는 북한의 ‘국기’와 다름없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역도 69kg급의 김금석이 이란 선수를 누르고 북한의 첫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부산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역도 53kg급의 리성희가 북한에 첫 금을 안겼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여자 역도 63kg급의 박현숙이 금메달 바통을 이었다. 런던 올림픽 때는 여자 유도의 안금애가 북한에 첫 금메달을 안겼지만 이후 북한이 딴 나머지 금메달 3개는 모두 역도에서 나왔다.
한편 북한 역도 영웅 김은국(26ㆍ북한)도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북한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김은국은 21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역도 62㎏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154㎏ㆍ용상 178㎏ 합계 332㎏을 기록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세계기록(327kg)을 갈아치웠다. 김은국은 인상 1차시기에서 147㎏을 들어올리며 아시안게임 대회 타이기록을 세운 뒤 152㎏으로 무게를 끌어올린 2차시기도 성공하며 대회 신기록을 작성했다. 3차시기에서는 154㎏을 들어 세계 신기록까지 세웠다. 시지용(중국)이 2002년 터키 이즈미르에서 열린 세계역도초청대회에서 세운 종전 기록(153㎏)을 12년 만에 바꿔놓는 괴력이었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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