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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은 나의 별'… 인천 찾은 터키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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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은 나의 별'… 인천 찾은 터키 소녀

입력
2014.09.2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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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팬클럽회장, AG자원봉사 지원

박태환이 20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터키의 여고생 알랄라 유젤양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박태환이 20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터키의 여고생 알랄라 유젤양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20일 오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 훈련 중 잠시 짬을 낸 박태환(25ㆍ인천시청) 앞에 마주 앉은 벽안(碧眼)의 소녀는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자원봉사 유니폼을 착용한 소녀는 터키 이스탄불에 사는 여고생 알랄라 유젤(17) 양이었다.

유젤 양은 인천아시안게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 위해 전날 입국했다. 자원봉사를 하게 된 계기는 오로지 박태환 때문이다. 수영 선수이기도 한 유젤 양은 터키 내 박태환 팬클럽 회장을 맡을 정도로 박태환의 열성팬이다. 인천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유젤 양은 박태환을 직접 만나볼 기회라도 얻으려고 터키 주재 한국문화원을 수시로 찾아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

한국문화원이 조명우 인천시 행정부시장에게 이 같은 사정을 전했고, 인천시도 발벗고 나섰다. 용돈을 모아 비행기 표를 산 뒤 보호자 없이 혼자 입국한 그를 위해 숙박문제는 홈스테이로 해결하고, 자원봉사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박태환도 유젤 양의 풋풋한 마음을 전해 듣고 흔쾌히 만남을 받아들였다. 박태환을 만난 유젤 양은 정성스럽게 준비해온 선물 보따리를 내밀었다. 27일이 박태환의 생일인 것을 알고는 박태환의 별자리와 함께 행운을 바라는 내용 등이 담긴 액자였다. 유젤 양은 “박태환이 나의 별”이라며 꿈에 그리던 소원을 이룬 듯 활짝 웃었다.

유젤 양이 박태환의 열성팬이 된 건 2008년 베이징 올림픽부터. 당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박태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는 유젤 양은 박태환과 주종목이 같은 자유형 200mㆍ400m 선수다. 어깨 부상으로 최근 2년간 공백이 있었지만 다치기 전에는 연령별 터키 최고기록을 갖고 있을 만큼 유망주로 활약했다. 부상 얘기에 박태환이 관심을 드러내자 그는 “너무 아팠지만 당신(박태환)을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젤 양은 “장린, 쑨양(이상 중국), 하기노 고스케(일본) 등 경쟁자들은 달라졌지만 박태환은 늘 정상을 유지해왔다”면서 “한국에서, 그것도 자신의 이름을 딴 수영장에서 치르는 대회인데 얼마나 부담감이 클까. 우리에게 메달 색깔은 중요하지 않다. 그는 이미 세계 최고다”라며 박태환을 향한 팬심을 드러냈다. 그는 박태환의 자서전 ‘프리스타일 히어로’를 준비해 직접 사인도 받고 기념촬영까지 한 뒤 박태환이 선수촌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급기야 눈물을 쏟아냈다. 헤어짐이 아쉬웠던 유젤 양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삶에서 가장 큰 꿈이 이뤄졌다”며 울먹였다. 유젤 양은 아시안게임 수영경기 때 안내와 통역을 담당하며 경영 종목 경기가 끝난 뒤인 27일 터키로 돌아갈 예정이다.

인천=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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