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성원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
26일 국립극장서 토크 콘서트 '휼'
국립국악관현악단 부지휘자 계성원(45ㆍ사진)씨는 말을 참 재미있게 한다. 첫 작곡 콘서트 무대에서 말솜씨는 작ㆍ편곡한 작품은 물론 그의 기타ㆍ베이스ㆍ타악기 악기 연주에 얹혀 더 빛날 것이다. ‘토크 콘서트’라는 부제가 달린 무대 ‘휼(恤)’이다.
“세상 살면서 입은 상처를 치유한다는 의미에서의 휼, 즉 긍휼이죠.”
선보일 6곡은 과연 공감 혹은 연민의 정서로 가득하다. 예를 들어‘달이 걸린 나무’는 초등학생 시절의 이야기다. “그 때 우리 집은 지하 땅굴 같은 곳에서 살았어요. 거기서 어머니는 식구들을 동양 자수로 먹여 살리셨습니다. 낮에도 작은 백열등을 켜놓고 소나무, 학, 달 따위의 곱고 예쁜 이미지들 수놓으셨지요.” 잔인한 부조화의 풍경 속 모친의 뒷모습은 슬프고 어두웠지만 아름다웠다.
비조성적 현대적 기법의 선율을 그는 국악기로 만들어낸다. ‘솔숲바라기’는 태명이 송(松)이었던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위해 만든 곡이다. 생황, 양금, 기타가 어우러진, “쉽고도 담백한 곡”이다. 한편 딸에게 주는 ‘란(蘭)을 위한 노래’ 역시 같은 범주다.
“국악에 대한 책임이 있지만 (그보다도) 자기 인생을 진솔하게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이번 무대가 국악 창작이 진지하고 심각해지는 데 대한 반성인 이유다. 일상과 긴밀하게 되는 것이 대중과의 호흡이라는 믿음도 있다. 아시아 음악도 그 일부다. 베트남 악기 단보우를 위한 ‘이통공감’, 대금처럼 생긴 티베트 악기 링부를 위한 ‘보고 싶다’ 등은 그가 말하는 대중의 외연이 꽤 넓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번 공연에는 문양숙(가야금), 거문고팩토리 등이 출연하고 실황 음반 제작도 계획 중이다. 26일 오후 8시 국립극장 KB하늘극장(02)2280-4114.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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