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같은 기량으로 경기마다 터지던 이승우(바르셀로나)의 득점포가 막상 결승전에서 가동이 중단했다.
이승우는 20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한국은 이승우의 침묵과 함께 북한에 1-2로 역전패했다.
이승우는 이번 대회에서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조별리그 1차전을 제외하고는 경기마다 골을 터뜨렸다.
말레이시아, 태국과의 조별리그 2, 3차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렸다.
여세를 몰아 일본과의 8강전에서는 두 골을 모두 책임지며 2-0 승리를 이끄는 해결사의 위용을 자랑했다.
특히 기본기가 뛰어난 일본 수비수 6∼7명을 중앙선에서부터 제치고 터뜨린 일본전 골과 공을 띄우고 자신도 뛰어올라 수비수 2명의 태클을 무력화한 태국전 득점은 축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이승우는 건방지고 골 욕심이 많다는 일각의 지적이 나오자 시리아와의 4강전에서는 도움 4개를 올려 트집을 일축했다.
그러나 질풍 같은 이승우의 골 퍼레이드는 가장 중요한 순간인 이날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멈추고 말았다.
이날 북한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될 때부터 이승우를 집중적으로 견제했다.
발이 높은 위험한 태클이 들어오고 몰래 얼굴을 가격하기도 하는 등 이승우를 향한 거친 플레이가 경기 종료 때까지 계속됐다.
최진철 감독은 "이승우를 향한 북한의 거친 수비가 걱정된다"고 일찌감치 우려를 나타냈다.
이승우는 끝까지 최전방에 남아 한 방을 노렸으나 골문 앞을 빽빽하게 채운 밀집수비를 뚫기는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이 부상을 가장해 그라운드에 누워 경기를 지연하는 전략을 쓰면서 공격 기회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승우는 준우승으로 대회가 마감되자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아쉬움을 토로했으나 개인적인 영예를 누렸다.
그는 5골(4도움)을 기록해 한광성(4골·북한)을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고 대회 최우수선수에도 선정됐다.
이승우는 준우승상, 골든부트, 최우수선수상을 위해 세 차례나 시상대에 올랐으나 우승 타이틀을 놓친 까닭에 표정이 밝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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