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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진전 위한 첨병 정치상황 따라 볼모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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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진전 위한 첨병 정치상황 따라 볼모 전락

입력
2014.09.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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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은 남북관계에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남북이 접촉하는 유일한 장소로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첨병이지만 동시에 북한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볼모로도 전락하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의 가동은 그 시작부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3월 개성공단 착공 이후 개성과 판문점 인근에 주둔하던 북한군 6사단과 62포병여단 등을 송악산 이북과 개풍군 일대로 재배치했다. 전시 상황에서 서울 용산지역을 사정거리로 둔 이들 부대가 후방으로 밀려나면서 서울에 대한 타격 위협이 상당히 감소했다.

또한 개성공단은 남북 간 화해 제스처의 무대로 이용되기도 했다.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5주기를 맞아 지난달 17일 개성공단에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등을 초청해 화환을 전달했다. 박 의원과 김 통전부장은 2007년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들인 동시에 당시 통일부가 제2차 남북고위급 접촉을 제안했던 터라 남북관계에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이 자리에서 김 통전부장은 박 의원을 만나 5ㆍ24조치 해제 등을 거론하며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에 빠져들 때에는 ‘아킬레스 건’으로 전락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과정에서 개성공단의 우리 측 마지막 체류인원 50명 중 7명에 대해 임금체불과 통신료 등 미수금을 요구하며 귀환하지 못하게 막아 북한의 협상용 ‘인질’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 급작스런 한반도 정세 변화 시 개성공단 내 우리 측 인원들에 대한 신변보장이 힘들어 남한의 군사적 대응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밖에 북한은 개성공단을 김정은 체제의 선전장으로도 이용하고 있다. 북한은 개성공단 내에 김정은 체제를 찬양하는 노래와 방송, 신문 등을 연일 틀어놓고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은 치외법권이 적용된 지역이 아닌 북한의 주권이 행사되는 지역이라 우리 정부로서도 이를 막을 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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