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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무르익나… 아베 친서에 朴 "사전 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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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무르익나… 아베 친서에 朴 "사전 준비 필요"

입력
2014.09.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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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예방 모리 日 前총리 통해 "가을 APEC에서 만나길" 메시지

朴 "과거사 해결 없인 불가" 입장서 한결 유연해진 반응으로 변화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를 예방한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접견실로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를 예방한 모리 요시로 전 일본 총리와 인사를 나눈 뒤 접견실로 안내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는 가을에 만나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친서를 받고 “사전에 잘 준비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일본의 정상회담 요청에 ‘사전 준비’를 언급한 것은 처음으로 정상회담의 전격 성사를 포함한 한일 관계의 급진전이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일본 총리를 만나 “오는 가을에 개최되는 국제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길 기대한다”는 내용의 아베 총리 친서를 전달받았다. 아베 총리는 친서에서 “과제가 있기에 대화를 거듭해 내년이 한일 양국에 있어 좋은 해가 되도록 상호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해갔으면 한다”며 정상회담 개최를 정식으로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과거 한ㆍ일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양국 관계가 잘 풀리기보다 오히려 후퇴되는 상황도 있었음을 교훈으로 삼아 사전에 잘 준비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 대통령이 사전 준비를 언급한 것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 해결 없이 정상 회담은 불가능하다’는 이전의 입장에서 크게 후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내년에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하는데 양국이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위해 과거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55분 밖에 남아있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존해 계신 동안 명예를 회복시켜 한일관계가 잘 발전될 수 있도록 모리 전 총리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여건 조성의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총리가 언급한 국제행사는 10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와 11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지 언론은 일단 일본 정부가 11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어 만일 한국 정부가 이런 제의를 받아들인다면 APEC 무대에서 양국 정상회담이 전격 성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모리 전 총리는 20여분 간의 접견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가능하면 최대한 빠른 시기에 박 대통령 각하와 아베 총리가 서로 웃으며 포토 세션을 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모리 전 총리는 또 “박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를 통해 일본에 메시지를 던졌는데, 느끼는 바가 많았고 아베 총리도 그에 대해 언급했다”면서 “그런 마음을 소중히 해서 한일 쌍방이 많은 국민이 기뻐할 관계로 나가자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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