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사진집 '역전 풍경' 재발행
29년 전인 1975년 4월의 비 오는 날, 서울역 근방을 지나는 학생을 찍었다. 가방을 우산 삼아 머리에 얹은 이 소년은 이제 그만한 나이의 자식을 둔 부모가 되었을 것이다. 30여년 간 골목 사진을 찍은 ‘골목안 풍경’의 작가 김기찬의 사진집 ‘역전 풍경’에 실린 컷이다.
2002년 출판됐다가 절판된 ‘역전 풍경’이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초판 매진 후 구할 수 없었던 김기찬의 또다른 사진집 ‘잃어버린 풍경’개정판도 10년 만에 나란히 나왔다. 모두 눈빛출판사에서 냈다.
‘잃어버린 풍경’(144쪽ㆍ3만3,000원)은 1967년부터 1988년까지 서울 변두리 농촌을 찍은 사진 90여 컷을 수록했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송파와 하남, 수원, 부평 등지의 옛마을과, 1970~80년대 개발 바람에 무너져가는 서울 강남의 모습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역전 풍경’(152쪽ㆍ3만3,000원)에 실린 120여 점은 1968년부터 1983년까지 서울역 부근을 스케치한 사진이다. 산업화 도시화가 한창이던 그 시절의 고단한 삶이 서울역 풍경에 고스란히 비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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