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최종판단까지 유보 요청 무시, 미복귀 전임자 면직 등 서울러 강행
학교 현장 혼란 책임론 뒤따를 듯
19일 서울고법이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심 판결 때까지 법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고, 교육부는 전교조에 취한 후속조치를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후속조치를 유보해 달라는 전교조와 시도교육감들의 요청을 무시한 채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던 교육부는 학교 현장을 혼란에 빠뜨린 것에 대한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선 이행 여부를 놓고 시도교육감과 교육부가 갈등을 빚었던 미복귀 전임자에 대한 각종 징계 절차는 2심 판결때까지 모두 중단된다. 교육부는 서울행정법원의 전교조 패소 판결 이후 전임자 복귀 명령을 내렸고, 시도교육청에는 미복직 전임자를 직권면직 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따르지 않은 11개 교육청에는 직무이행명령을 내렸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강원ㆍ울산ㆍ경남교육청 등에 대해서는 대신 직권면직 조치를 내리는 행정대집행에 착수했다. “인사ㆍ징계에 행정대집행을 한 전례가 없다”는 법조계와 안전행정부의 지적에도 교육부는 대집행을 강행해 논란을 불렀다.
그러나 이날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미복귀 전임자에 대한 징계 근거 자체가 사라졌다. 유일하게 징계 조치를 취한 경북교육청의 미복귀 전임자 2명에 대한 정직 1개월 처분도 무효가 된다. 전교조 전임자들은 12월 31일까지 전임활동을 보장받는다.
1심 법외노조 판결을 근거로 진행됐던 전교조 지위 박탈 조치도 모두 원점으로 돌아간다. 교육부는 전임자 복귀 명령을 포함해 ▦전교조에 지원한 사무실 퇴거 및 지원금 반환 ▦전교조와의 단체교섭 중단 및 체결된 단체 협약 무효 ▦조합비 급여 원천징수 금지 ▦전교조의 각종 위원회 참여자격 박탈 등의 후속조치를 취했었다.
전교조 미복귀 전임자 징계를 둘러싼 교육부와 교육감의 갈등은 2심 판결이 나올 때까지 소강상태에 접어들 전망이지만 교육부의 성급한 후속 조치 강행으로 학교 현장의 상황은 오히려 복잡해졌다.
일부 전교조 전임자들은 교육부의 명령에 따라 학교로 복귀했고, 해당 학교는 담임와 수업 담당 교사들을 교체해야 하는 등 혼란이 야기됐었다. 그런데 전임자들이 노조에 복귀한다면 같은 혼란이 또다시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미복귀 전임자는 “전임자의 중간 복귀로 학기 중 담임교체와 교사-학생 관계설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계속 지적했으나 박근혜 정부는 감정적으로 법외노조 후속조치를 강행했다”며 “학교 혼란의 주범은 교육부”라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고등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교원노조법 개정에 국회가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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