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등 100대 1, 기타주주 4대 1… 채권단, 5000억원 신규자금 지원
동부제철 채권단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 동부제철 대주주에 대해 부실 경영책임을 물어 100대1의 기존주식 무상감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동부제철에 대한 경영권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또 동부제철에 추가로 5,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530억원의 규모의 출자전환을 진행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채권단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동부제철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채권단은 김 회장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에 대해서는 100대1, 기타 주주들의 보유지분에는 4대1의 무상감자 비율을 적용해 차등감자를 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동부제철 최대주주인 동부CNI의 보유 지분은 11.23%이고, 김준기 회장이 7.12%, 장남 남호씨가 7.39% 등으로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은 36.94%다. 무상감자를 실시하면 주식 수가 크게 줄어 김 회장은 동부제철 경영권을 상실한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지나치게 가혹한 평가기준을 적용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STX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100대1의 차등감자로 경영권을 잃었다.
대신 채권단은 5,0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한다. 또 1억달러 한도의 수입 신용장(L/C)을 개설할 수 있게 해주면서 최대 6,000억원의 자금이 마련된다. 채권단 보유 대출액 중 530억원은 출자 전환된다. 이와 함께 2018년까지 채무상환을 유예해주고, 담보채권은 연 3%, 무담보채권은 연 1%로 금리를 낮춰주는 방안도 포함됐다.
채권단은 23일 안건을 동부제철 채권단협의회에 상정해 약 1주일간 의결을 받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이번 안건은 의결권 보유기관이 100% 찬성해야 가결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 내 일반 시중은행들은 추가 지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이들 은행이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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