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황정숙 씨도 아시다시피, 우리(이 우리라는 대명사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는, 우연이라면 너무할 정도로, 2년 6개월 동안 학교에서 보았으며, 뒷동산에서 얘기도 나누었으며, 거리에서 만나면 눈웃음도 나누는, 언젠가는 다방에서 쓴 커피 한 잔에 수상한(?) 얘기까지 나눈 친구라면 약간 무리고, 애인이라면 터무니 없을 정도로 낯 간지러운(정숙 씨 쪽에서 볼 때) 사이인 것입니다.”
1966년 당시 대학생이던 소설가 최인호가 나중에 자신의 아내가 되는 황정숙에게 보낸 연서의 일부다. 훗날 아내가 될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이토록 벌벌 떨며 쓰지는 않았을 것을!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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