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초저가 항공의 인기가 거세다. 그 중에서도 선두는 단돈‘10달러’에 탑승할 수 있는 스피릿 항공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항공사들 중 스피릿은 가장 낮은 요금을 적용하지만 가장 높은 이윤을 내고 있다. 스피릿의 주가는 3년 전 주당 12달러에서 현재 70달러까지 올랐다. 스피릿 항공 이용객 테드 패런은 “스피릿 비행기가 불량 비행기가 아니냐고 하지만 갖출 건 다 갖추고 있고 승무원들도 친절하다”며 “버스보다 싸기 때문에 불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피릿은 파격적인 요금을 유지하기 위해 몇 가지 경영 전략을 고수한다. 우선 본사에서 최대한 비용을 절감한다. 스피릿 건물에는 안내 직원도 없고, 청소 인력도 없다. 직원들은 그래서 자신의 쓰레기를 직접 치운다. 항공기의 연료비를 최대한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스피릿은 비행기의 무게를 줄이려고 화장실부터 무선랜까지 모든 기내 물품의 무게에 신경을 쓴다. 심지어 최근 설치된 기내 좌석에는 팔걸이가 없을 정도다. 승객들이 기내에 들고 타는 짐에도 비용이 붙기 때문에, 승객들도 최소한의 짐만을 들고 탑승한다. 스피릿은 또 효율적인 비행시간을 강조한다. 스피릿의 비행기 운영 시간은 13시간 정도로 다른 항공사보다 3~4시간 정도 적지만 좌석 점유율이 훨씬 높다.
스피릿의 CEO 벤 발단자는 “항공사가 오히려 자동차 산업보다 더 다양할 필요가 있다”며 “더 낮은 요금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저가 항공사로 탈바꿈하기 전에도 스피릿은 20년간 국내에서 항공사를 운영했지만 실패했다.
물론 불만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비행기에 탑승하면 다리를 뻗을 공간이 약 70cm정도 되는데, 공간이 너무 좁아 사람을 갑갑하게 한다는 것이다. 일부 탑승객들은 “가격에 속아 사기를 당한 느낌”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는 스피릿만의 문제는 아니다. 좌석 간 간격이 좁은 저가 항공사가 급증하면서 미국 내 항공기 승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불편한 자리’와 ‘줄어들고 있는 무릎공간’이 항공요금이나 보안검색을 제치고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선 비좁은 항공기 좌석으로 앞뒤 승객 간 다툼이 생겨 항공기가 비상 착륙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런 일이 잇따르자 스피릿은 최근 좌석 등받이가 젖혀지지 않는 좌석을 설치하는 극단적인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김지수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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