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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역균형 전형, 대도시 출신이 절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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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지역균형 전형, 대도시 출신이 절반 이상

입력
2014.09.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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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신입생 4명 중 1명은 서울 출신… 수능 최저 학력 기준 탓 대도시 유리

"소외 지역 학생 배려" 취지 무색

올해 서울대의 ‘지역균형 선발 전형’으로 입학한 신입생 699명 가운데 45명(6.4%)이 자율형사립고 졸업생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환경이 열악한 소외 지역 학생을 배려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지역균형 선발 전형이 높은 등록금 때문에 ‘귀족학교’로 불리는 자사고 학생들의 입학 통로로 활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서울대에서 제출 받아 공개한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 전형 합격자 출신 지역별 비율’에 따르면 이 전형으로 서울대에 입학한 자사고 졸업생은 지난해 37명(5.2%), 올해 45명이었다. 자사고는 지난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특히 올해 지역균형 선발 전형 신입생 중 서울 출신은 2005년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치인 25.3%(177명)에 달했고, 서울 출신 신입생 중 21명(11.9%)이 자사고 출신이어서 이 전형이 ‘지역균형’이라는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5년간 이 전형으로 입학한 3,552명 중 52%(1.106명)는 서울과 광역시 등 대도시 출신이었다.

?지역균형 선발 전형은 서울대 입학생의 ‘대도시 쏠림 현상’이 가속화 되자 도시 농촌간 교육 격차를 줄이고 학생들의 지역별 출신 구성을 다양화하기 위해 2005년부터 시행됐다. 내신 성적과 출신지역을 고려해 선발하기 때문에 사교육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 학생들을 배려하는 전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런 도입 취지와 정반대로 서울 소재 고교 출신 합격자 비율은 꾸준히 높아졌다. 2010년 19.7%(147명)에서 2011년 20.1%(146명), 2012년 21.3%(142명), 2013년 20.2%(144명), 올해 25.3%(177명)로 높아졌다. 반면 군 지역 출신은 2010년 7.6%(57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올해 2.4%(24명)로 바닥을 찍었다.

?이처럼 지역균형선발제가 유명무실해진 이유는 선발 기준에 지역을 배려하는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지방 학생을 배려하겠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서울 소재 고교 졸업생들도 학교장의 추천만 받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이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능 성적이 높은 서울 등 대도시 학생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올해 신입생들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국어 영어 수학 탐구(사회ㆍ과학) 가운데 2개 영역에서 2등급 이내여야 했지만 올해 입시부터는 ‘3개 영역 2등급 이내’로 강화됐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입학 정원은 갈수록 줄고 합격 기준은 강화됨에 따라 최종 합격생이 서울 출신, 그 중에서도 강남 서초 출신으로 편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역균형 선발 전형에 할당된 정원은 감소 추세다. 2010학년도 747명이던 정원은 2011년 725명, 2012년 667명, 2013년 714명, 올해 699명이 됐다. 내년 치러지는 2016학년도 입시에선 11명이 줄어든 681명을 선발할 예정이어서 지방 고교생의 서울대 입학문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역별 인구 비율에 맞춰 선발하기 때문에 서울과 광역시 출신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합격 기준 강화는 신입생으로서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유기홍 의원은 “서울대가 지역별 인구 비율에 학생수를 기계적으로 맞추고 심지어 자사고 학생들까지 기회를 주는 등 전형 취지와 무관하게 선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인구수 일정 규모 이하인 일반고 학생만 지원 가능하게 하는 등 제도를 세심하게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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