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시·군 중 6개시에만 개봉관... 영주시, 영주역에 영화관 유치
경북 주민들도 개봉관에서 최신 영화를 보고 싶다.
경북도와 일선 시ㆍ군에 따르면 경북도내 23개 시ㆍ군 중 개봉관 극장이 있는 곳은 구미시 5곳, 포항 안동 3곳, 경주 2곳, 김천 경산 1곳씩 있다. 영주 영천 상주 문경시와 칠곡군 등 나머지 13개 군에는 개봉관이 아예 없다.
영주에는 95석 규모의 소극장이 있고, 칠곡군에는 70대 수용 규모의 자동차극장이 있지만 모두 철 지난 옛날 영화만 상영하는 곳이다.
경북지역 개봉관 소외 현상은 전국적으로도 가장 열악한 형편이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한 전국 영화관 현황에 따르면 전국 251개 시ㆍ군ㆍ구 중 영화관이 없는 곳은 49%인 123곳이지만, 경북은 26%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명량과 같은 히트작이 나오면 경북지역 상당수 주민들은 대구나 이웃도시로 원정 관람을 다녀야 하는 실정이다.
김해경(18ㆍ영주시)양은 “보고 싶은 영화가 나오면 친구들과 이웃 안동에 가게 된다”고 말했다. 권모(45ㆍ영주시)씨도 “명량을 가족들과 함께 안동에서 봤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정 관람은 지역자금 역외유출 논란을 낳고 있다. 영화관람을 겸해 외식과 쇼핑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주 중심가에서 유명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54)씨는 “안동에서 산 옷을 우리 매장에 와서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영화관이 없어 다른 도시에 고객을 뺏긴다고 생각하니 화가 치민다”고 하소연했다.
영주시는 지난해부터 지역에 영화관 만들기에 나서 최근 결실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코레일과 함께 영주역사 내에 역세권 개발 차원에서 민간투자자를 유치, 영화관을 포함한 상가건물을 짓기로 했다. 최근 민간 투자자는 영주시청 회의실에서 영주시, 시의회, 코레일 등 관계자들에게 복합상업시설(영화관) 건립 계획을 밝혔다. 2만2,000여㎡ 터에 지상 4층, 지하 2층 건물에 판매장 카페와 함께 850석의 영화관을 짓겠다는 것이다.
영주시의회 장성태 부의장은 “사업자가 올 연말까지는 착공하겠다는 의욕을 보였으며 영주시도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시군에서도 영주시 사례를 벤치마킹, 영화관 유치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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