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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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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웃음꽃'

입력
2014.09.1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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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흥행… 부채 감축 한숨 돌려… 서울시도 수천억 세수 확보로 미소

자신들이 적은 예정가보다 3배가 넘는 가격에 부지를 팔게 된 한국전력은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번 사옥부지 매각 흥행 성공으로 부채 감축에 속도를 내 ‘중점관리기관’의 오명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높다.

올 상반기까지 한전의 부채는 약 107조원에 달한다. 한전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136%에서 올해 141%로 올랐다. 이에 따라 한전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2017년까지 부채 14조7,000억원을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인데 이번 흥행 성공으로 감축목표를 조기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백승정 한전 기획본부장은 “내년 9월까지 들어오는 총 매입대금을 모두 부채상환에 쓰면 부채비율을 125%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던 한전으로선 한숨 돌린 셈이다. 한전 주가도 낙찰자 발표 직후 급등해 전날보다 5.82% 상승한 4만6,400원으로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재계 1, 2위 기업들을 상대로 노련하게 머리싸움을 벌여 예상치 못한 대박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한다. 한전은 입찰 공고를 내면서 감정평가액(3조3,346억원)만 공개하고 내부적으로 결정하는 입찰 최저가(예정가)는 밝히지 않았다. 아무리 비싸게 입찰도 예정가에 못 미치면 유찰되는 만큼 응찰자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 한전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예정가가 오락가락했는데, 감정가가 나온 뒤 시장에 큰 변동이 없어 결국 동일한 가격으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가 낙찰 소식에 서울시도 덩달아 표정이 밝아졌다. 수천억원대의 세수 확보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에 우선 부과되는 세금은 크게 토지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다. 서울시는 취득세만 3,000억원 내외(기부채납 40% 가정)가 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늦어도 2015년 11월까지 이 금액을 납부해야 한다. 건물이 신축되고 개발이 본격화하면 교통유발부담금, 환경개선부담금 등 추가 세원이 발생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당히 높은 가격에 놀랐다”며 “개발 실무는 원활하게 준비하고 있는 만큼 남은 계약이 잘 성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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