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청 근로자를 정규직 근로자로 인정한 법원 판결을 예상한 듯 현대자동차는 18일 “노사간 하도급 근로자 특별고용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는 ‘유사 공정별로 분류하는 것보다 개인별로 근무조건을 면밀히 검토해 적법 여부를 판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해 불편한 속내를 에둘러 표현했다.
법원 판결 직후 현대차는 “지금까지 하도급업체 근로자 2,438명을 직영으로 고용했고, 내년까지는 4,000명을 채용해 사내하도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10년 이후 사내하도급 해고자 114명 중 68명을 재입사시켰고, 올해 8월에는 ‘사내하도급 특별고용 합의’에 의해 400명을 직원으로 특별고용했다. 이들은 경력을 인정받고, 자녀학자금 지원 등 직원복지도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하다.
이처럼 특별고용이 진행되는 중이라 판결로 인한 현대차의 충격은 크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성과급을 포함한 사내하도급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5,971만원으로 웬만한 대기업 정규직보다 많은 점, 상시 근로자 5,000명 이상 사업장 99개 가운데 직접고용 비율(85.2%)이 4번째로 높은 점이 간과된 것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들은 기업의 고용형태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데 국내에서는 오히려 기업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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