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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병장, 상관살해 등 혐의 인정 "따돌림 탓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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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병장, 상관살해 등 혐의 인정 "따돌림 탓 범행"

입력
2014.09.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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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모멸감 느껴 우발적 행동”… 軍 검찰 "살해 상상하다 실행" 반박

유족 대표 "임 병장 살려 줬으면…"

22사단 일반전초(GOP)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 임모 병장이 18일 첫 공판을 마치고 강원 원주 육군 제1야전군 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22사단 일반전초(GOP) 총기 난사 사건의 가해자 임모 병장이 18일 첫 공판을 마치고 강원 원주 육군 제1야전군 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원주=연합뉴스

지난 6월 강원 고성군 육군 제22보병사단 최전방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병사 등을 살해한 임모(22) 병장이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했다. 그러나 임 병장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의 원인이 부대 내 집단 따돌림이라고 주장, 검찰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임 병장은 18일 오후 강원 원주 제1야전군 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상관살해와 살해미수, 군무이탈 등 군 검찰이 기소한 7가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잠시 침묵하다 “대체로 맞는 거 같다”고 답했다. 전투복에 뿔테 안경을 착용한 채 헌병에 이끌려 법정에 나온 임 병장은 다소 수척해 보였고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차분한 모습이었다.

이날 임 병장의 변호인은 이번 사건의 원인이 부대 내 집단 따돌림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군 검찰의 공소사실을 다 인정하지만 그럴만한 비극적인 이유가 있었다”며 “선임과 간부들은 임 병장을 놀리고 후임병들로부터는 집단 따돌림을 당해 스트레스를 받고 모멸감을 느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특히 “부대 내 ‘13-8 소초’에서 발견된 임 병장을 희화한 그림과 낙서 등이 이른바 ‘왕따’를 당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 검찰은 “임 병장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한 간부나 선임을 살해하는 상상을 하면서 분노를 해소하다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맞서 향후 재판에서 치열한 공방이 오고 갈 전망이다.

한편 변호인은 임 병장에 대한 정신감정 의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재판부가 정신감정을 받아들이면, 재판 일정이 1~3개월 가량 지연될 전망이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유족들과 피해병사들은 임 병장 변호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건 당일 수류탄에 파편상을 입었던 김모(23ㆍ당시 병장)씨는 “부대 내에서 따돌림은 없었다. 임 병장은 조용한 성격이었고 어울리지 못했다”며 “아직도 처참했던 당시 상황이 떠올라 몸과 마음이 힘들다”고 말했다. 김씨는 임 병장의 동기로 쌍둥이 동생과 함께 사고 현장에서 부상을 입었다.

유족대표 권선언(52)씨는 “자식들도 모두 용서를 하고 땅에 묻혔다. 임 병장을 살려줬으면 한다”며 “다만 변호인이 사건의 본질을 따돌림으로 몰고 가선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 병장의 아버지(55)는 이날 공판이 끝난 직후 유족들과 만나 고개 숙여 사죄했다. 그는 “아들이 정말 큰 죄를 지어 감히 유가족을 만나 용서해달라는 말을 못하겠다”말하며 흐느꼈다. 임 병장에 대한 2차 공판은 다음달 23일 오전 10시 원주 제1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다.

원주=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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