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농민들 분노에… 쌀 개방 당정협의회 아수라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농민들 분노에… 쌀 개방 당정협의회 아수라장

입력
2014.09.18 18:27
0 0

"알리지도 않고 비밀리 진행" 회의 40여분간 중단 소동

TPP 등서 쌀 관세 인하 제외, 고정 직불금 단가 조기 인상 등

18일 국회에서 열린 쌀 관세율 당정협의에서 한 농민단체 회원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을 향해 '쌀 개방 추진 박근혜정부 규탄'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회의장에 난입한 농민단체 회원들이 던진 달걀 등이 탁상 위에 깨져서 어지럽게 널려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18일 국회에서 열린 쌀 관세율 당정협의에서 한 농민단체 회원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을 향해 '쌀 개방 추진 박근혜정부 규탄'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이날 회의장에 난입한 농민단체 회원들이 던진 달걀 등이 탁상 위에 깨져서 어지럽게 널려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새누리당과 정부가 18일 당정협의를 갖고 내년 쌀시장 전면 개방에 따른 조치로 수입 쌀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513%로 산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장에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회원들이 난입해 계란을 던지는 등 시위를 벌여 회의가 40여분 가량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당정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찬을 겸한 당정협의를 시작할 무렵, 김영호 전농 회장 등 10여명이 “일방적인 쌀 전면 개방을 중단하라”며 계란과 고춧가루를 던지면서 회의장에 뛰쳐 들어왔다. ‘쌀개방 추진 박근혜 정부 규탄’이라는 플래카드를 든 이들은 당정 관계자들에게 “상황이 이런 데 밥이 넘어가느냐”며 욕설 섞인 항의를 했다. 전농 회원들은 농림부가 전날 밤 쌀 관세율을 513%로 정한 사실을 농민단체와 야당에 미리 알리지 않고 언론 등에 미리 공개한 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한 전농 회원은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관세율이 이보다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예의를 지켜라. 면담을 신청하면 얼마든 만나겠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당장 나가라”고 큰 목소리를 냈다. 이에 김 의장은 “정부는 지난 7월 쌀 전면 개방 선언을 농민과 아무런 대화절차 없이 선언했다”며 “그 이후로도 쌀 관세율을 정하는 문제 등을 농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비밀스럽게 진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전농 회원들은 이후에도 40여분간 항의를 벌이다 정부와 당 관계자들의 설득 끝에 퇴장했다. 일부 여성 회원들은 회의장 바닥에 누워 있다가 고성을 지르며 국회 경위들에 의해 끌려 나가기도 했다.

이후 재개된 회의에서 김 대표는 “대부분의 농민 단체들이 쌀 관세화에 찬성한다고 하지만 소수의 반대 목소리도 들어야겠다”며 “농가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부에서 보완 대책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사회가 이런 폭력이 난무하고 질서를 파괴하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일이 더 발생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중 세계무역기구(WTO)에 쌀 관세율을 통보한 뒤 본격적인 검증절차를 밟는다. 이동필 농림부 장관은 이날 “국내 쌀 산업 보호를 위해 WTO 농업협정에 합치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 수준의 관세율을 결정한 것”이라며 국내 쌀 농가 보호를 위한 쌀 산업 발전 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수입 쌀의 급격한 유입을 막기 위해 수입물량이 과거 3년간 평균치의 5% 이상 급증하면 특별긴급관세(SSG)를 추가로 부과하기로 했다. 부정 유통 및 저가 신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수입신고를 받기 전 관세를 심사하는 사전세액심사 대상에 쌀을 포함시켰다. 또 모든 자유무역협정(FTA)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에서 쌀을 관세 인하(양허) 품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수입 쌀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책정하더라도 향후 FTA, TPP 협상에서 관세율을 낮추는 등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이와 함께 ▦내년부터 쌀 고정직불금 단가 헥타르당 9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조기 인상 ▦겨울 논 이모작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강화 ▦쌀값 하락 시 지급하는 변동직불금 제도 유지 및 보완 ▦농업인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및 농지연금 지급 등의 대책도 내놨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대규모 경작(50헥타르 이상의 들녘경영체) 확대, 6헥타르 이상 쌀 전업농 3만 가구 유도 등의 조치도 담겼다. 아울러 국산 쌀과 수입 쌀의 혼합 판매와 유통도 금지하기로 했다.

세종=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