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렌코, 코우칼로바에 역전승
기아 코리아오픈 3회전 올라
‘서울의 연인’ 마리아 키릴렌코(155위ㆍ러시아)가 서울의 ‘부름’에 화답했다.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테니스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기아 코리아오픈 본선 2회전에서 키릴렌코가 클라라 코우칼로바(37위ㆍ체코)에게 2-1(6-7 6-4 6-0)역전승을 거둬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을 기쁘게 했다.
여덟 번이나 코리아오픈을 찾은 만큼 많은 국내 팬을 보유한 키릴렌코의 인기는 역시 남달랐다. 경기에서 키릴렌코는 3번 시드를 부여 받은 코우칼로바를 상대로 2시간이 넘게 힘든 싸움을 해야 했다. 키릴렌코가 범실을 할 때마다 관중들은 깊은 탄식으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초반에 고전한 키릴렌코가 마지막 세트를 완전히 장악하자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호했다. 8강 진출을 확정 짓는 순간 키릴렌코는 오른쪽 손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키릴렌코가 코트를 빠져나가려 하자 순식간에 팬들이 출구로 모여들어 테니스 공, 모자 등을 내밀며 사인을 부탁했다. 테니스 구력 30년이 넘었다는 이모(51)씨는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WTA투어대회가 아니냐. 현장에서 경기를 보는 것 자체로도 즐겁다”며 “날씨가 좀 덥긴 했지만 코트 분위기도 굉장히 뜨거웠다”라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처음 코리아오픈을 찾은 강미선(25)씨는 “테니스 경기를 처음 보러 왔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며 “또 경기를 보러 오고 싶은데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니 아쉽다”라고 말했다. 강씨의 남자친구 백창민(28)씨는“우리나라는 골프 위주인데 테니스도 이런 투어 대회를 통해 저변이 넓어졌으면 좋겠다”며 “김연아 같은 선수가 테니스계에도 나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난 후 지나가는 키릴렌코 앞에서 함께 셀카를 찍는데 성공한 김태욱(25)씨는 “오늘 경기가 마치 결승전처럼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나는 조코비치의 팬이다”라며 “랭킹 5위 라드반스카가 코리아오픈을 찾은 것처럼 남자선수들도 찾는 투어대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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