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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둥이’가 끌고 ‘88둥이’가 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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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둥이’가 끌고 ‘88둥이’가 민다

입력
2014.09.1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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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둥이’가 끌고 ‘88둥이’가 민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핵심 멤버는 ‘87둥이’와 ‘88둥이’다. 선배가 끌고 후배가 뒤에서 받치며 금메달을 목에 건다는 각오다.

대표적인 87년생은 강정호(넥센) 이재원(SK) 민병헌(두산) 김현수(두산) 황재균(롯데)이다. 김현수는 88년 생이지만 1월 생으로 87년생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이들은 모처럼 대표팀에서 만나 팀 분위기를 주도하며 즐겁게 훈련 하고 있다. 대회에 돌입하면 함께 6인 1실의 방도 쓸 계획이다.

87둥이는 2005년 제6회 아시아 청소년야구선수권(18세 이하)에서 준우승에 머문 ‘한’이 있다. 인천 문학 구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아쉽게 끝내기 홈런을 얻어맞고 패했다. 이 때 민병헌(덕수고) 김현수(신일고) 강정호(광주일고) 이재원(인천고) 등은 눈물을 머금고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다시 문학 구장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9년 만의 금메달로 한을 푼다는 계획이다.

88년생으로는 김광현(SK) 양현종(KIA) 손아섭(롯데)이 있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때 태어나 ‘금(金)둥이’로도 불리는 행운의 사나이들이다. 김광현은 2005년 당시 고교 2학년생으로는 유일하게 대표팀에 승선, 이듬해에도 변함없이 태극마크를 달아 2006년 쿠바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우승에 앞장 섰다. 물론 같은 왼손 양현종도 이 대회에서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다만 손아섭은 청소년 대표에 뽑히지 못했지만, 88둥이 가운데 지금은 연봉이 4억원으로 가장 많다. 롯데에 입단한 뒤 몰라보게 기량이 발전하며 88둥이 간판 얼굴이 됐다.

김현수는 “대회가 시작하면 동기들과 함께 방을 쓸 계획이다.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황재균이 제일 다급한 입장이니 이것저것 심부름을 시킬 예정”이라며 “근처에 햄버거 가게가 없다고 하더라. 배달 음식 말고 뭔가 시킬 게 없어 아쉽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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