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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마트폰에 밀린 소니 첫 무배당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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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스마트폰에 밀린 소니 첫 무배당 굴욕

입력
2014.09.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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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0억엔 순손실… 구조조정 나서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이 17일 기자회견을 끝내며 인사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이 17일 기자회견을 끝내며 인사하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치열한 스마트폰 전쟁에서 밀린 소니가 경영악화로 1958년 상장 이후 56년만에 처음으로 무배당을 결정했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17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모바일 기기 사업을 15% 축소하고 내년까지 1,000명 규모의 감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영악화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기 실적 회복으로 배당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 제1의 책임”이라고 전했다.

소니는 이날 2014년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의 실적을 2,300억엔(2조2,196억여원) 순손실로 전망했다. 불과 두달전인 7월 예상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500억엔 순손실보다 5배 가까운 실적 악화다. 2013년 회계연도 1,283억엔 적자보다 2배나 늘어난 수치다.

소니는 올해 초 수익을 내지 못하는 개인용컴퓨터(PC)사업을 매각하고, TV사업을 분사한 데 이어, 스마트폰 사업규모를 축소했다. 대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출시로 고가의 틈새시장을 공략, 모바일 사업 부활을 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믿었던 모바일ㆍ커뮤니케이션 사업부분의 실적이 악화하면서 최악의 경영위기에 몰렸다. 엑스페리아는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가진 애플 아이폰 시리즈에 고전을 면치 못했고,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저가 보급형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도 밀린 것이다. 2014년 회계연도 1분기(4~6월) 엑스페리아의 판매대수는 4,300만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 10% 증가했지만, 당초 예상했던 5,000만대에 못 미쳐 1,800억엔의 손실을 냈다.

미국 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스마트폰 2강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2분기 점유율은 37%로, 1분기에 비해 10% 떨어진 반면 중국 저가 스마트폰 회사의 점유율은 급격히 늘었다. 결국 소니는 삼성과 애플의 틈새시장 공략은커녕 중국 회사에 밀리면서 업계 5위 아래로 추락했다. 히라이 사장은 “중국 세력이 약진, 가격 경쟁의 격화로 재빠르게 대응할 체력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소니는 향후 보급형 스마트폰 사업을 축소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을 강화, 실적 개선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판매대수보다는 수익에 집중하기 위해 중국저가폰과의 경쟁을 피하고 삼성전자, 애플과 정면 승부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소니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니가 대두하는 중국 세력과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인 경영에 나섰지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조차 사업재구축을 고심하는 마당에 소니의 의도대로 수익을 확보할 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스마트폰과 연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취해온 소니로서는 스마트폰의 부진은 전체 성장전력의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 언론은 “이 과정에서 추가 감원을 실시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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