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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해임' KB, 후임 인선도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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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해임' KB, 후임 인선도 골치

입력
2014.09.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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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차기 회장 본격 논의 관피아 등 외부 인사 일단 배제

전현직 임원들 후보군에 올라 윤웅원·박지우 직무대행 물망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18일 새벽 서울 중구 KB금융지주 명동본사에서 열린 임영록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 해임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이경재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18일 새벽 서울 중구 KB금융지주 명동본사에서 열린 임영록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 해임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이사회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회장, 행장이 모두 물러나며 사태는 봉합이 됐지만, KB금융지주는 앞으로 후임 인선이란 또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이번 사태의 근본원인으로 꼽히는 ‘낙하산 인사’ 시비도 피해야 하고, 회장과 행장의 충돌 소지를 어떻게 없앨지도 고민이다. 절대주주가 없는 지배 구조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덩달아 신뢰를 잃은 이사회가 과연 묘수를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지만 당장은 회의적인 관측이 많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이사회는 전날 임영록 회장 해임 결의한 데 이어 19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부터 차기 회장 선임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KB의 경우, 차기 회장 선임은 사외이사 9명 전원으로 이뤄지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맡는다. 최고경영자(CE0)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KB금융 계열사 상무 이상 임원들이 자격을 갖는 내부 후보들과 헤드헌팅 업체 등이 추천하는 외부 후보들을 대상으로 서면평가, 평판조회, 심층면접 등을 거치게 된다.

지난해 임 회장 선임에는 총 한 달 가량이 걸렸지만 당장의 경영공백 상태를 감안하면 절차를 최대한 서둘러야 하는 상황. 하지만 충족시켜야 할 조건이 만만치 않다.

이번 사태로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는 거론하기 어려워졌다. 자연히 KB 출신 전현직 임원이 후보군에 오른다. 현직 중에선 현재 회장 직무대행을 맡은 윤웅원(54) 부사장과 은행장 직무대행인 박지우(57) 부행장이 가장 먼저 언급된다. 이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의 연속성이 강점이지만 동시에 이번 사태의 공동 책임자라는 단점도 있다.

전직 가운데는 윤종규(59) 전 지주 부사장, 김옥찬(58) 전 국민은행 부행장, 김기홍(57) 전 부행장, 최범수(58)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대표, 이득영(58) 전 부행장 등이 후보군에 꼽힌다. 정연근(63)ㆍ이달수(62) 전 KB데이타시스템 사장 등도 경쟁 대상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어떻게든 정권과 당국의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여전히 정권과 ‘인연 있는’ 인사가 내려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관까지는 아니더라도 정권 창출에 기여했거나 실세와 끈이 닿는 인물들이 또 선임될 수 있다.

금융맨 가운데는 이동걸(66)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우리은행장 출신인 이종휘(65)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조준희(60) 전 기업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오갑수(66)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등 당국 출신도 물망에 오른다.

다만 이들이 올 경우, 한바탕 홍역이 불가피하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외부 출신 회장과 행장이 KB사태를 일으켰는데 다시 외부 출신이 온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좌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회장 선임 이후 은행장과의 역할 구분도 미묘한 문제다. 국민은행장은 KB금융 회장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된 계열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가 선정하는 구조. 하지만 은행이 지주 내 절대비중을 차지하는 현 구조에선 아예 회장ㆍ행장 겸임이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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