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코너리·버틀러 독립 강력 지지
퍼거슨 "외국서 살고 싶지 않다" 반대 단체에 501파운드 기부
스코틀랜드의 미래를 결정할 분리독립 주민투표가 18일 오전 7시(현지시간) 2,608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돼 이날 밤 10시 종료했다. 400만명 가량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되는 이번 투표를 앞두고 세계 유명인사들도 찬반에 대해 한마디씩 거들며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유명 인사들은 스코틀랜드 주민의 정서를 반영하듯 찬반 의견이 양분돼있다. 영화 ‘007’시리즈에서 영국 첩보원 제임스 본드를 연기했던 배우 숀 코너리는 강력한 분리독립주의자다. 그는 “독립 찬성 운동은 포용과 평등, 민주적 핵심 가치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그들 미래의 최고 수호자”라고 주장했다.
영화 ‘300’으로 유명한 제라드 버틀러와 미국 TV드라마 시리즈 ‘굿와이프’의 앨런 커밍도 독립지지자다. 미국 뉴욕에서 주로 머무는 커밍은 투표에 참가하기 위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도 에든버러에 아파트를 사놓기도 했다.
명문 축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 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은 스코틀랜드 출신 중 가장 강력하게 독립을 반대하는 유명인사다. 그는 “나처럼 스코틀랜드 밖 영국에 거주하는 스코틀랜드 사람이 80만명이다. 우린 외국에서 살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퍼거슨 경은 독립 반대 운동단체 ‘베터 투게더’에 501파운드를 기부하기도 했다. 독립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당수가 제시한, 독립 지지를 위한 기부액 상한(500파운드)보다 1파운드 많은 액수다.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도 독립 반대론자다. 스코틀랜드 피가 섞였다고 주장하는 그는 “독립을 해도 똑 같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해야 하고 똑 같은 위협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며 독립 무용론을 제기했다.
TV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으로 깜짝 스타가 됐던 수전 보일도 독립 반대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난 애국적인 스코틀랜드 사람이지만 민족주의자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어머니를 둔 배우 엠마 톰슨은 “독립의 낭만을 이해한다”면서도 “서로 같이 살고자 애쓰고 있는 세상에서 사람들 사이에 왜 또 다른 국경을 만들자는 것이냐”며 반문했다.
스코틀랜드 혈통과 무관한 유명인사들은 독립에 대해 대체로 반대 의견을 냈다. 미국 정치권은 주요 동맹국인 영국의 국력 약화를 우려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6월 “강하고 단결된 영국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 이어 15일에도 스코틀랜드 독립 반대 의견을 다시 천명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18일 오바마 대통령을 거들었다. 그는 “영국의 지지 없이 파운드화를 유지하겠다는 주장은 근본적으로 위험하다”며 “불확실성과 경제 위축 가능성 때문에 복잡한 분리 과정을 거쳐야 될 것”이라며 독립의 비현실성과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영화 ‘오스틴 파워’와 ‘슈렉’ 시리즈의 캐나다 배우 마이크 마이어스도 “난 스코틀랜드를 사랑한다. 영국의 일부로 남길 바란다”고 밝혔다. 마이어스는 스코틀랜드 발음으로 슈렉의 목소리 연기를 소화했다. 영국인 중 가수 데이비드 보위와 스팅, 믹 재거,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도 독립 반대를 주장하고 있다. 베컴은 공개 편지를 통해 “우리를 단결 시켰던 것이 우리를 분열시켰던 것보다 더 위대했다”며 독립 반대 투표를 촉구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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