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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기업 각축장 된 전남동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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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기업 각축장 된 전남동부권

입력
2014.09.1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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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순천·광양에 대형 마트 입정 예정… 골목상권 붕괴 우려한 상인 반발

여수 순천 광양 등 전남 동부권 유통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도시 곳곳에 명품 아웃렛과 대형마트 건립 각축을 벌이면서 지역의 골목상권이 뿌리 채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주)LF네트웍스(구 LG패션)는 지난 7월 광양시와 투자 협약을 맺고 광양읍 덕례리 일원 9만3,088㎡에 건물면적 5만1,000㎡ 규모의 대형 아웃렛을 조성키로 했다. LF네트웍스는 총 사업비 1,000억원을 투자해 250여개의 의류매장과 식음료 시설, 영화관, 예식장, 1,500대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 등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아웃렛 매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광양시는 해당 부지를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바꾸고 편입토지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다. LF네트웍스 측은 연말까지 사업 인ㆍ허가를 받은 뒤 내년 1월 공사를 시작해 2016년 1월 매장 문을 열 예정이다.

인근의 여수에서는 3차례나 매각이 무산된 세계박람회장의 활성화 대안으로 명품 아웃렛 입점이 검토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기업체를 상대로 박람회장 장기 임대시 투자 선호 업종을 조사한 결과 명품 아웃렛 입점에 가장 많은 투자 의향을 나타냈다. 매장은 박람회장내 국제관이 활용될 계획이며, 현재 신세계 측이 이곳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아웃렛 입점 계획은 박람회재단과 별도로 여수시가 추진한 박람회장과 원도심권 일대의 관광특구 조성 계획 용역 보고서에도 포함됐다. 특히 미국 공무출장 중인 주철현 여수시장이 라스베이거스의 프리미엄 아웃렛 시설을 방문하면서 입점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수지역 상인들은 아웃렛 출점을 기정사실화하며 입점저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중심배후도시로 조성된 순천 신대지구에도 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마트인 코스트코 건립이 진행되고 있다. 코스트코가 인구 30만명 이하 중소도시로 입점 계획은 순천이 처음이다. 코스트코는 신대배후단지내 상업용지 2만637㎡에 건물면적 3만6,944㎡ 규모로 지을 계획이며 건축심의를 통과한 상태다.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형 유통업체들이 여수 순천 광양 3개시 인구를 합쳐 72만 명에 불과한 지역에 쇼핑센터와 대형마트 3개를 줄줄이 추진하면서 골목상권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인구 27만 명인 순천시에는 이미 7개의 대형마트가 들어서 포화상태에 있다.

순천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형 아웃렛이 들어선 경기도 파주·여주·이천과 충북 청주 등 지역의 중심상권 매출이 반토막 나고 영세 상인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며 “골리앗과 경쟁해 살아남을 영세 점포가 있겠느냐.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대기업들에게 골목상권까지 빼앗겨 영세 상인들이 입게 될 고통이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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