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김도언의 길 위의 이야기] 생태주의 운동

입력
2014.09.18 13:27
0 0

어떤 생태주의자들은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여긴다. 그런데 진정한 생태주의자들은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적인 가치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폭력들을 반대한다. 그들은 인간의 생명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이나 식물의 생명을 귀하게 생각한다. 모든 생명을 동일하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하루에 42.6명이 자살로 삶을 마감하는 자살공화국이다. 1년이면 1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살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간주하는 생태주의자들 중 일부는 자살이라는 이 심각한 사회적 질병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고 오로지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이나 태평양 연안에서 잡힌 생선과 해물의 위해성을 서로 공유하고, 나아가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을 경고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생산 비용이 막대해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들에게는 돌아가지도 못하는 유기농업과 방사형 축산의 가치에 대해서 침이 마르도록 찬양하고 있다. 나는 그 자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34분에 한 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적절하고 유효한 발언을 했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대신 그들은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과 위협과 공포를 삶의 전선에 끌어들여 자신들의 신념을 보급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 생태주의 운동에 자살을 방지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포함되면 좋겠다. 그럴 때 생태주의의 외연이 넓어지고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소설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