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남북한 외교장관이 회담을 가질 가능성에 대해 “외교장관들끼리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로이터 통신이 보도한 인터뷰에서 “북한이 우리가 고위급 접촉을 제의한 데 대해 호응을 해서 대화를 하자고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은 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통신은 박 대통령이 뉴욕에서 북한 고위급과 직접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대화 상대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분단의 고통을 극복하고 평화 통일 준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면 누구하고도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나 중요한 것은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정성과 말한 것을 실천하려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지금도 무작정 기다리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며 “그래서 우리는 고위급 대화 제의도 하고 쉬운 것으로 같이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다양한 구상을 제의해왔다. 그런 데서 우리가 모든 현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22~24일 유엔 방문과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앞두고 이 통신과 인터뷰를 가졌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우리 정부가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유엔 총회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는 것을 계기로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본보 9월 2일자 1면)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우리는 항상 열려 있는 입장”이라며 “유엔 총회에 참석한 각국과 20번에 가까운 외교장관 회담을 하게 되는데, 그 사이에 북한과 회담할 시간이 맞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병세 외교 장관과 리 외무상이 공식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지 않더라도 총회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접촉해 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으로 인한 한일관계 경색과 관련 일본 정부의 “용감한 결단”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의 명예를 온전히 회복시키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용감한 결단을 내리기 바란다”면서 “그렇게 해야 경색된 양국 관계를 푸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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