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부터 쌀 개방 94년 UR당시 계산법 적용
정부가 내년부터 수입쌀에 적용될 관세율을 510%대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관세율 계산식 후보 7,8개 중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 개방 당시 한국이 사용했던 계산식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510%대 관세율이 메겨지면 10만원짜리 쌀이 국내에선 61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게 된다.
17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UR 당시 한국 정부가 쌀을 제외한 기타 농산물을 관세화할 때 사용한 계산식을 적용, 쌀 관세율을 514% 내외로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무역기구(WTO) 협정문상 관세율은 1986~1988년 평균 국내 쌀값에서 평균 국제수입 쌀값을 뺀 값을 토대로 계산하게 돼 있지만 세부적 계산 방식에 대한 별다른 규정은 없다. 1994년 당시 정부는 86, 87, 88년 각각의 관세상당치(TE)를 구한 뒤 합산해 평균을 내는 방식을 썼다. 정부 관계자는 “이런 계산식을 쓰면 통상적인 방식보다 관세율이 5~10% 정도 높게 나온다”며 “이미 UR에서 한 차례 검증을 통과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다만 농식품부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상(上)품 가격이 아닌 상품과 중품의 평균 가격을 국내 쌀값으로 쓰기로 했다. 상품 가격을 사용하는 것이 고(高) 관세율 도출에 유리하지만,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국들에게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국내외 통계를 보면 1986년 1kg당 국내 쌀값(상ㆍ중품 평균)은 906원, 중국의 수입 쌀값(백미 환산가)은 137.5원이다. 이를 산식에 넣으면 관세율은 513.7%로 계산된다. 농심품부 고위 관계자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관세율은 50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조만간 국회 보고를 거친 뒤 쌀 관세율을 확정해 9월말 WTO에 통보할 계획이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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