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형질 전환 성공
사람에게 유용한 물질이 들어 있는 ‘기능성’ 우유를 만들어내는 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서울우유 생명공학연구소와 서울대 수의대 공동연구팀은 “형광을 내는 유전자를 소의 수정란에 주입한 다음 대리모 소에 이식해 녹색 형광을 띠는 한우(사진)를 출생시키는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우유 연구소와 서울대는 공동으로 이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를 응용하면 필요한 기능을 가진 유전자를 외부에서 소의 수정란에 쉽게 삽입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젖소의 수정란에 형광 유전자 대신 인체에 유용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주입하면 그런 단백질을 포함한 ‘기능성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가 태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에 참여한 장구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실제로 연구팀에서 현재 기능성 우유 생산이 가능한 젖소를 임신시키는 데도 성공해 내년에 출생을 앞두고 있다”며 “이번 ‘형광 소’는 기능성 우유 생산용 젖소 기술을 확립하기 위한 시험연구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유전자를 외부에서 추가해 기존에 없던 특성을 갖도록 만든(형질전환) 소가 성공적으로 태어난 건 세계적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그런데 기존 형질전환 소들은 모두 유전자를 삽입할 때 바이러스를 사용했다. 때문에 병이 생길 우려 등 안전성에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반면 이번에 나온 형질전환 형광 소는 스스로 다른 자리로 끼어들어가는 유전자(트랜스포존)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장 교수는 “바이러스 없이 외부 유전자를 주입해 만든 형질전환 소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가장 흔히 연구되고 있는 형질전환 동물은 사실 소가 아니라 돼지다. 장기 크기가 인체와 비슷해 이식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형질전환 소 연구는 대부분 기능성 우유, 지방이 적은 고기 등 식용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이에 대해 한편에선 인위적으로 유전자를 변화시킨 소에서 생산된 우유나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상용화 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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