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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 일단 껐지만… '포스트 박영선'은 누구

입력
2014.09.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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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이 17일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당무 복귀로 일단 급한 불을 끄며 후임 비대위원장 인선 등 비대위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포스트 박영선 체제를 두고 계파간 또 한번의 힘겨루기가 예상돼 당 내홍의 불씨가 남아 있는 모습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는 전ㆍ현직 당 대표와 원내대표, 상임 고문단 회의에서 논의된 결과를 갖고 당의 총의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은 18일 전현직 당대표 및 상임고문단, 원내대표 등이 모인 연석회의를 갖고 비대위 구성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당을 빠르게 안정시키는 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내일 첫 회의에서 비대위원장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석회의에서 비대위원장이 추천되면 의원총회에 보고를 한 뒤 박 위원장이 임명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비대위원장 추천 과정에서 계파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비대위원장이 내년 초 치러질 전당대회의 룰을 결정하고 차기 총선 공천과 직결되는 조직강화특위와 지역위원장 인선을 진두 지휘하는 자리여서 차기 당권을 노리는 주요 계파간 이해가 첨예하게 충돌할 수 있다.

당장 물밑에서는 계파별 움직임이 분주하게 이어졌다. 이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오전부터 그룹별로 모여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18일부터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될 때까지 긴급 의원모임을 열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차기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친노(친 노무현) 진영은 문희상 의원, 중도파는 이석현 국회 부의장, 정세균계는 박병석 전 국회 부의장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혜영 의원과 유인태 의원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최근 외부인사 영입으로 극심한 진통을 겪은 만큼 외부인사 영입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당내 분위기다.

또 연석회의를 통해 차기 비대위원장 추천 결과가 나오더라도 의원총회에서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초재선 강경 성향의 의원들이 중진들이 모인 연석회의 결과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한 초선의원은 “후보를 뽑는 절차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면 의원총회에서 다시 격론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정체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원들이 영향력 확보에만 집중한다면 당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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