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에 84조원 공급
경기부양 기대...코스피 올라
경기 부진에 고심 중인 중국 정부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에 이어 대규모 돈 풀기 대열에 적극 나설 태세다. 세계 ‘넘버 2’ 경제대국의 부양 의지에 각국 증시는 반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국내 5대 은행에 5,000억 위안(약 84조원)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공상ㆍ농업ㆍ건설ㆍ중국ㆍ교통 등 5개 은행에 각각 1,000억 위안(약 16조7,000억원)씩의 자금을 단기유동성지원창구(SLF)를 통해 3개월간 공급한다는 것. 블룸버그는 “부채 증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보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나서려는 중국 정부의 결정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WSJ은 “각 은행에 공급되는 유동성이 부동산이나 소상공업 부문으로 흘러가기를 중국 당국이 희망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그간의 미니 부양책에서 벗어나 대규모 돈 풀기로 돌아선 것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경기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올 성장률 목표는 7.5%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6.9% 증가에 그쳐 2008년 이후 가장 저조했다. 이런 추세라면 3분기 성장률이 7%에 그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앞서 중국 정부는 올 1분기 성장률이 7.4%에 머물자, 4월에는 일부 지방은행, 6월에는 협동조합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중소기업 자금난 완화에 초점을 맞춘 소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한 바 있다.
부양 효과에는 의견이 엇갈린다. 선젠광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 정부의 대규모 자금 지원에 대해 “모든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린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류리강 호주뉴질랜드(ANZ)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조달한 자금은 결국 상환해야 하기 때문에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중국의 부양책 기대감을 타고 전날보다 19.69포인트 오른 2062.6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574.78)는 연중 최고치까지 올랐다. 전날 밤 뉴욕 증시의 3대 지수 역시 0.59~0.75% 상승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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