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크리켓 등 6개 종목 지도
아시안게임 5회 연속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 선수단에 외국인 지도자들도 힘을 보탠다.
대한체육회가 집계한 인천 아시안게임 선수 명단에 따르면 코치 177명 가운데 외국인은 10명이다. 이들은 육상 카누 승마 하키 공수도 크리켓 6종목에서 선진 기술을 지도한다.
장대높이뛰기를 담당하는 아르카디 시크비라(사진·50·우크라이나)가 대표적이다. 시크비라는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세계기록(6m14) 보유자 세르게이 부브카(우크라이나)의 개인 코치 출신이다.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를 가르친 비탈리 페트코프 코치가 그의 은사다. 5년째 한국 유망주들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숱한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결국 인천에서 금메달을 노릴 만한 기대주를 만들었다. 최근 한국 신기록을 연거푸 작성하고 있는 진민섭(22ㆍ인천시청)이 그의 작품이다.
멀리뛰기 선수 출신의 진민섭은 중학교 1학년 때 장대높이뛰기로 종목을 바꿨다. 이후 국내 대회를 잇따라 석권했고 2009년 7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청소년육상경기대회에서도 5m15를 뛰어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듬해 시크비라 코치를 만난 진민섭은 매년 기량이 급성장해 현재 한국기록을 5m65까지 올려 놓았다. 시크비라 코치의 조언대로 장대를 들고 달릴 때의 자세를 교정하면서 장대높이뛰기에 눈을 떴다는 평가다.
크리켓 대표팀에는 줄리엔 파운틴(영국) 코치를 포함해 3명의 외국인 지도자가 포진해 있다. 파운틴 코치는 대다수의 선수들이 크리켓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짧은 경력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공을 던지고, 잡고, 방망이로 때리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면서 “사람들이 크리켓을 접하지 못한 것일 뿐이지, 야구 선수를 하다가 그만둔 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접촉한다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무대에서 이란이 ‘최강’으로 군림하는 공수도 대표팀에서는 이란 출신의 아흐마드 사피 코치가 있다. 2008년부터 대표팀을 지도해 온 그는 선수들이 실업팀조차 없어 어렵게 훈련하는 모습을 안타깝게 여겨 이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한국 공수도는 아직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사피 코치는 “기량이 많이 올라와 메달 후보가 많다”면서 첫 금메달리스트를 키워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