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문화유산의 고도(古都) 경주 시내를 벗어나면 구황동 황금들판에 자리잡은 소박한 삼층석탑을 볼 수 있다. 구황리 삼층석탑, 또는 황복사지 석탑이라고 불리는 이 탑은 통일신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32대 효소왕이 선왕인 신문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것으로 아버지를 향한 효심이 담겨 있다. 효소왕의 아버지 신문왕도 선대 문무왕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감은사지 삼층석탑을 세웠다. 전설에 따르면, 신라와 자손들을 지키기 위해 죽어서 용이 된 문무왕이 아들에게 나라의 근심걱정을 해결하는 만파식적(萬波息笛)을 선물로 줬다고 한다. 불국사의 다보탑이나 석가탑에 비해 단순하고 투박하지만 이른 아침 햇살에 비치는‘효심’은 은은히 전해진다.
왕태석기자 king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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