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균형발전촉진지구 해제... 차이나타운처럼 명소 변신 등 지원
1970년대 구로공단의 배후 주거지로 자리잡으면서 서울의 대표적 낙후지역이 된 구로구 가리봉 지역이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다문화가 어우러진 동네로의 변화를 시작한다.
서울시는 16일 재개발사업이 무산된 가리봉동 일대에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도시재생사업은 중국동포 밀집지역 특성을 살린 다문화마을과 옛 구로공단 노동자의 삶을 되돌아보는 추억 공유거리를 조성하고, 인근 구로ㆍ가산디지털단지의 배후거점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지원책 등으로 구성됐다. 시는 가리봉동 인구 중 30%가 중국동포인 점을 고려해 주민협의체 등을 통해 이들과 내국인 간 화합을 도모하고 치안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중국동포시장, 연변거리상가 등 중국동포만의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내국인과의 갈등이 심각하고 치안공백이 우려되는 지역의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는 것이다.
중국동포시장과 연변거리는 시설 현대화로 차이나타운처럼 명소로 거듭날 수 있게 지원하고, 주민과 중국동포가 어울릴 수 있는 건강가족통합센터도 들어선다. 또 가리봉동이 구로ㆍ가산디지털단지 사이에 있는 특성을 살린 IT 청년 창업 관련 지원도 늘어난다. 골목길 보안등과 폐쇄회로(CC)TV 등 치안시설도 확충한다.
가리봉 지역의 도시재생은 이날 서울시의 가리봉지구 균형발전촉진지구(뉴타운) 지정 취소 발표와 맞물렸다. 가리봉 지역은 2003년 11월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된 후 10년간 건축허가가 제한되고 슬럼화가 진행되면서도 땅값이 과도하게 올라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는 흐지부지된 채 방치되고 있던 가리봉 지역의 재정비를 위해 지난해 구역을 나눠 개발하는 대안을 모색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사업성이 낮아 추가부담금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결과가 나오자, 사업시행자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 2월 사업을 포기하고 손을 뗐다.
서울시는 개발사업 지속 여부를 주민들에 물었으며, 결국 이날 ‘가리봉 균형발전촉진지구’ 해제를 발표했다.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역 전체가 해제되는 것은 창신ㆍ숭인 뉴타운에 이어 두 번째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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