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민병헌은 “아직 대표팀 유니폼이 어색하다”고 했다. 주장 박병호(넥센)은 ‘캡틴’이라는 호칭에 “그렇게 부르지 마시라”고 손사래를 쳤다. 야구대표팀의 첫 훈련이 시작된 16일 잠실구장. 오후 1시20분께 모인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농담을 주고 받았다. 최고참에 속하는 봉중근(LG)은 NC 나성범이 지나가자 “이야, 아주 잘 어울리는데”라고 흐뭇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오직 금메달 만을 목표로 하는 ‘류중일호’가 첫 발을 내디뎠다. 오후 2시부터 4시20분까지 러닝, 수비, 타격 훈련이 진행됐다. 불과 몇 십 분 전 민병헌, 박병호, 나성범 등 이번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초짜’들이 설렘을 느낀 것도 잠시. 류중일(삼성) 대표팀 감독의 호통 속에 긴장감 있게 시간이 흘러갔다. 류 감독은 선수들의 느슨한 플레이에 “더 집중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훈련은 수비였다.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 투구 동작을 했고, 코치진이 쳐 준 공을 야수들이 포구해 재빨리 송구 했다. 평소 기본을 중시하는 류 감독은 역시나 야수들의 호흡을 가장 먼저 체크했다. 뒤이어 주자 위치에 따른 번트 훈련, 외야 포구 훈련도 이어졌다. 유지현 수비코치는 쉴 새 없이 펑고를 날리며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수비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곧바로 배팅 케이지에 들어갔다. 조계현 투수 코치가 던진 공을 연신 힘 있게 받아 치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 때 류 감독도 박병호 손아섭(롯데) 김현수(두산) 등의 타격 장면을 바로 곁에서 지켜봤다. 선수들의 컨디션과 몸 상태를 직접 묻는 것도 잊지 않았다.
불과 이틀 전까지 소속 팀에서 경기를 치른 투수들은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었다. 지난 10일 창원 NC전 이후 등판이 없던 임창용 정도만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조계현 코치는 훈련 전 “특별히 아픈 곳이나 불편한 곳이 있는 투수들은 언제든 코칭스태프에 바로 말하라”며 선수들의 몸 상태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첫 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4시30분께 숙소 리베라 호텔로 이동했다. 이들은 17일 다시 잠실에서 작전 훈련 등을 소화하고, 18일 LG와 평가전을 치른다. 함태수기자 hts7@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