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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자들 절반 "5년내 이민 계획" 알리바바 회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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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자들 절반 "5년내 이민 계획" 알리바바 회장도

입력
2014.09.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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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백만장자 두 명 중 한 명은 5년 안에 다른 나라로 이주할 계획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최고 부호로 꼽히는 마윈(馬雲ㆍ사진) 알리바바 회장도 홍콩으로 이민을 갈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을 이미 해외로 보내 놓은 뒤 자신도 언제든 옷을 벗고 떠날 생각인 중국 공무원을 뜻하는 ‘뤄관’(裸官ㆍ기러기 공무원)도 최소 수만 명으로 추산된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정책으로 사정 한파가 그칠 줄 모르자 아예 나라를 떠날 궁리를 하는 중국의 부유층과 권력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바클레이스 웰스(wealth)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50만달러(15억원) 이상의 순자산을 가진 17개국 2,000여명과 1,5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200명의 백만장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중국 본토 백만장자들은 무려 47%가 앞으로 5년 안에 다른 나라로 이주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미국 백만장자 가운데 단 6%, 인도는 5%만이 5년 내 해외로 떠날 생각이라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특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로 순자산이 218억달러로 추산되는 마윈 회장도 홍콩으로 투자이민을 가, 내년말엔 홍콩영구주민이 될 것이라고 21세기경제보도 등이 16일 전했다. 이날 인터넷에서는 이에 대한 논란이 거셌다.

중국 백만장자들이 해외 이주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은 자녀들을 위한 더 나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자녀들이 일자리를 구하는 데도 도움이 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경제적 환경과 안전 문제, 건강 및 의료 등도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 이러한 흐름이 더 뚜렷해진 것은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부유층의 경우 관료들과 끈끈한 유대를 통해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경우가 적지 않아 사정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다. 일단 조사를 받으면 재산을 몰수당한다는 점도 이들의 결심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반부패 사정 칼날이 기업 고위 인사들을 집중 겨냥하며 부유층은 좌불안석이다. 경화시보(京華時報)는 2012년11월 이후 중앙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로 낙마한 중앙 국유기업 고위 인사들이 무려 67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부유층뿐 아니라 고위 공무원도 짐을 싸서 해외로 갈 생각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워낙 해외 도피 공무원이 잇따르자 베이징(北京)시는 최근 아예 고위 공무원에 대한 사적인 출국을 금지했다. 베이징의 주요 대학 교수들은 개인 여권을 학교 당국에 ‘압수’당한 상태다. 최고인민검찰원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지난해 도피 하려다 붙잡힌 공무원이 762명으로, 이들에게서 압류한 재산이 101억위안(1조6,500억원)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실제로 해외로 도피한 공무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광둥(廣東)성은 올 상반기 4개월에 걸친 실태 조사에서 2,190명의 뤄관을 적발해 이중 866명을 징계 인사했다. 중국의 31개 성 가운데 한 곳의 규모가 이 정도이니 중국 전체 뤄관수는 최소 수만 명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2012년 한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가 “1995~2005년 배우자와 자녀들이 외국에 사는 관리는 118만명에 달했다”고 지적한 적도 있다. 해외 도피 공무원이 빼돌린 재산이 2,000억위안(33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뤄관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하루빨리 체결할 것을 재촉하고 있다. 캐나다는 최근 중국인의 투자 이민이 폭증하자 투자액 하한선을 두 배로 올리는 등 이주 조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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