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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시안게임 취재진 '파격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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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시안게임 취재진 '파격 행보' 눈길

입력
2014.09.1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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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과 입국한 북측 기자들이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북한 선수단과 입국한 북측 기자들이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11일 입국한 북한 취재진이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북측 취재진은 11일 축구, 조정 선수단 등과 함께 선발대로 들어와 6일째 인천 남동구 구월동 미디어촌에 머물고 있다.

북측 취재진이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에서 다른 나라 기자들과 함께 공식 미디어촌에 머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는 미디어 빌리지가 따로 구성되지 않아 이들과 비교할 수 없지만 외국에서 열리는 종합 대회에서 북측 취재진이 공식 기자 숙소에 짐을 푸는 예는 흔하지 않았다. 선수단과 함께 머물거나 따로 거처를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에 비해 이번 대회에서는 공식 미디어촌에 머무는 것은 물론 남측 기자들과 같은 동으로 방을 배정받기까지 했다.

또 미디어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할 때도 북측 취재진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예전 같으면 따로 한 테이블을 쓰는 식으로 외국 기자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했지만 이번에는 앉고 싶은 자리에 제각각 앉아 식사했다.

즉 11명이 한 곳에 몰려서 식사를 하지 않고 몇 명씩 따로 외국 기자들과 섞여 앉아서 밥을 먹은 것.

북측 취재진은 입국 다음 날인 12일에는 미디어센터를 찾았다.

이곳에서 이들은 조선신보, 조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등 국내에서 이용할 수 없는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면서 접속이 되지 않는 광경을 국내 취재진에 그대로 노출했다.

이 중 한 명은 국내 취재진에 "막혀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역시 그대로"라고 말하기도 했다.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은 북한 기자가 자신의 노트북으로 조선신보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자 모니터에 사이트 차단 안내가 뜨고 있다. 연합뉴스
메인프레스센터(MPC)를 찾은 북한 기자가 자신의 노트북으로 조선신보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자 모니터에 사이트 차단 안내가 뜨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15일 밤 미디어촌 인근 구월동 거리에서는 밤 11시가 넘어서 숙소로 들어가는 북한 취재진의 모습이 목격됐다.

남측 사람들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와 함께 반주를 한 이들은 숙소로 들어가는 길에 시민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기도 했다.

물론 남측 요원들이 이들의 동선을 따라다니기는 했지만 북측 인사가 우리나라에서 일반 손님이 있는 식당을 이용해 식사와 반주를 하는 모습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 이들은 미디어센터를 방문해서는 남측 요원에게 "숙소에서 와이파이를 이용하게 해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우리 측 요원이 "그것은 오전에도 한 번 말씀 드렸지만 곤란하다"며 오히려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였다.

북에서 온 인사가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자유롭게 인터넷을 쓰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취재진뿐 아니라 선수단도 최근 열린 국제 대회에 비해 한층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훈련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지만 팀 버스로 이동하는 사이 국내 언론의 질문에 짧게나마 답변을 하고 있다.

12일 남동아시아드 럭비구장에서 북한 여자축구 대표팀의 훈련이 끝나자 우리 측 요원들이 인터뷰를 시도하려는 국내 취재진에 미리 "대화하시면 안 됩니다"라고 주의를 줬으나 정작 북한 김광민 감독 등은 이동하면서 "응원단 많이 오면 좋지"라는 등의 말을 남겼다.

국내 취재진이 계속 말을 걸려 하자 우리 측 요원이 "인터뷰 안 됩니다"라고 제지하고 나서야 김 감독은 버스에 올랐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이후 열린 베이징 올림픽부터 북한 인사들은 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남측 취재진을 대하는 태도가 눈에 띄게 냉랭해졌다는 평을 들어왔으나 이번에는 종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여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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