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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김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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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김효주

입력
2014.09.15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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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홀 환상 버디로 뒤집기 우승... 1라운드 61타 최소타 신기록 이어

메이저 대회 3번째 최연소 트로피... 동료들도 미처 샴페인 준비 못해

김효주(롯데)가 15일 새벽 프랑스의 에비앙 레벵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태극기를 배경으로 우승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에비앙=AP 연합뉴스
김효주(롯데)가 15일 새벽 프랑스의 에비앙 레벵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에서 끝난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뒤 태극기를 배경으로 우승 트로피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에비앙=AP 연합뉴스

김효주(19ㆍ롯데)는 15일 새벽(한국시간) 생애 처음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하고도 ‘흔한’ 샴페인 세례조차 받지 못했다. 전통으로 굳어진 샴페인 세례를 해줄 동료 선수가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이유가 있었다. 김효주의 우승을 전혀 예상치 못한 동료들은 샴페인, 물 등을 준비하지 않았다. 최소 연장 승부, 아니면 준우승을 전망하고 있었다. 그만큼 김효주의 우승은 아무도 예상 못할 정도로 극적으로 탄생됐다. 드라마 같은 믿기 힘든 마지막 버디 퍼팅이었다.

전날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효주는 16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면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카리 웹(호주)에게 1타차 단독 선두를 내줬다. 메이저대회 우승 7회에 빛나는 웹과의 격차는 18번홀(파4)에 들어설 때까지 좁혀지지 않았다. 현장에서는 김효주의 패배를 점치는 분위기가 훨씬 우세했다. 경험 면에서 10대의 김효주는 아예 상대가 안되기 때문이다. 폴라 크리머 등 일부 선수들은 웹의 8번째 메이저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샴페인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샴페인을 흠뻑 적신 선수는 웹 아닌 김효주였다. 김효주는 18번홀(파4)에서 세컨드 샷을 홀컵 4.5m에 붙였다. 웹은 세컨드 샷을 그린 위에 올리는 데 실패했다. 다급해진 웹은 세 번째 샷마저 홀컵 3m를 훌쩍 벗어나는 실수를 했고, 파 퍼트에도 실패했다. 결과는 믿기 힘든 환상적인 버디 퍼트를 성공한 김효주의 뒤집기 우승.

웹은 “김효주의 18번홀 세컨드 샷이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는 “김효주가 오늘 최고의 플레이를 했다. 퍼트는 19세 같았지만 샷 만큼은 정말 노련했다. 어른 같았다”고 자신의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도 김효주의 강심장을 호평했다. 이 매체는 “김효주가 베테랑 웹에게 패배를 안김으로써 자신의 명성을 강화시켰다. 18번 홀 단 한 샷으로 챔피언이 됐다”며 “19세2개월, 메이저 대회 3번째 최연소 우승자”라고 전했다.

ESPN은 김효주가 작성한 메이저 대회 최소타 신기록도 빼놓지 않았다. 김효주는 대회 첫 날 버디만 10개를 잡으며 61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남녀 통틀어 메이저 대회 최소타 신기록이었다. ESPN은 “61타로 메이저 대회 역사를 만든 10대 소녀가 결국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고 전했다.

김효주는 “오늘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했다. 초반에는 괜찮았지만, 후반에는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기회가 왔기 때문에 꼭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18번 홀에서 많이 떨렸지만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계속 긴장감을 유지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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