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세계적인 철학자 이매뉴얼 칸트가 정의하는 도덕은 자유 속에서만 가능한데, 이때 자유의 의미는 어떠한 영향에도 구속되거나 의존하지 않는 자유이다. 칸트는 도덕을 경험적으로는 증명할 수 없으며, 오직 선험적인 도덕법칙으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 칸트의 사유를 풀어 놓은 논문이 명저 ‘도덕 형이상학을 위한 기초’ (Fundamental Principles of the Metaphysics of Morals, 독어 원제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다. 이 저작은 칸트의 3대 비판서 중 하나인 ‘실천이성비판’의 입문서로 평가된다. 윤리에 대한 칸트의 첫 논문이라는 의미도 적지 않다.
그런 명저의 표지가 선정적인 여성 사진으로 장식돼 팔린다면 철학을 통해 서양철학을 종합했다는 평가를 받는 칸트는 어떤 기분이 들까. 미국의 인터넷서점 반스앤노블과 아이튠즈에서 칸트의 이 저작을 이런 표지를 붙여 디지털 북으로 팔고 있다.
물론 이런 이미지는 이 책과 별로 관계가 없다. 단지 선정적인인 사진으로 시선을 끌기 위한 상술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책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표지를 사용해서라도 판매량을 늘린다면 칸트는 과연 기뻐할까.
이상언 인턴기자(동국대 국제통상학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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