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비올리스트 장중진 교수
바흐-힌데미트 프로젝트 마쳐
“낯설고 거북하다는 인상을 주는 현대곡을 편하게 전달하는 비올라의 매력을 느꼈어요.”
11일 금호아트홀에서 재미 비올리스트 장중진(47)의 ‘바흐 & 힌데미트 프로젝트’가 막 내린 뒤 주부 관객 이정림(55)씨가 한 말이다. 이날 공연은 2013년 6월 막 올린 시리즈 무대의 마지막 순서였다.
장중진의 무대는 금호아트홀 390석 중 매회 평균 175명 관람 기록을 남겼다. 환호도, 열띤 커튼 콜도 없었지만 담담한 그의 음악은 깊은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비올라 수석이자 피바디대ㆍ럿거스대 음대 교수인 그에게 비올라는 일상의 악기다. “힌데미트의 음악이 주는 생소함을 비올라로 덜고 싶었어요. 바흐는 때로 비올라로 첼로를 대신하게 했고요.” 문제는 깊이다. “두 사람 모두 대위법과 민속 무용을 중시했어요. 힌데미트는 바하의 작품을 인용하는 등 바흐를 확실하게 꿰고 있던 사람이었고.”
1981년 미국으로 유학한 그는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있다가 나중에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부수석으로 옮겨 8년을 보냈다. “필라델피아에서 단원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줄 알았던 캐나다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겐에게서 많이 배웠어요.”
장중진은 원래 바이올린과 비올라 둘 다 연주했다. “바이올린은 제2바이올린이 적성에 맞았어요. 사람들이 안 봐줘도 좋았죠.” 열 다섯 살 때 덜컥 왼 팔을 다쳐 방황했다. 2년 뒤 실내악 캠프에서 만난 야샤 브로드스키 커티스 음대 교수의 충고로 스물 한 살 때부터 비올라를 병행하다 비올라에 안착했다. 비올라는 그의 내향적 성격과도 맞다. “콩쿠르를 싫어해요. 남의 평가를 받아야 하고 또 남보다 잘 해야 하니까.”
미국에서 실내악 주자로도 알려져 있는 그는 요하네스현악4중주단 일원으로 브람스와 말러의 음반을 준비 중이다.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