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필리핀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에 체류하는 중국인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신경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13일 필리핀 북부 불라칸주(州)에서 중국인 1명이 총에 맞아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필리핀 남부 삼보잉가 시부가이주(州)에서 중국인 1명이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8일에도 마닐라에서 중국인 1명이 납치됐다 도망쳤다. 또 필리핀의 일부 범죄 단체들이 중국대사관과 중국 기업 등을 공격할 계획을 모의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필리핀에서 중국인을 노린 범죄가 잇따르자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 여행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며 사실상 ‘여행 금지령’을 내렸다. 필리핀 측에도 중국인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강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중국에서 필리핀으로 떠나는 여행상품들도 잇따라 취소되고 잇다.
중국과 필리핀은 올 들어 남중국해 일부 도서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을 겪어 왔다. 특히 최근 중국이 섬과 산호초를 메워 항구를 만드는 공사를 본격화하면서 필리핀에서도 반(反)중 기류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베트남에 이어 필리핀에서도 반중 정서의 고조로 중국인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단순히 몸값을 노린 납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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