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성조기’(The Star-Spangled Banner)는 음주와 섹스를 찬양한 영국 노래의 선율을 따온 것이다.”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타임스)가 지난 13일 탄생 200주년을 맞은 미국 국가 ‘성조기’에 얽힌 뒷이야기를 보도했다.
‘성조기’는 영국인 존 스태포드 스미스가 작곡한 노래 ‘천국의 아나크레온에게’(To Anacreon in Heaven)의 멜로디에 법률가이자 노예제도 찬성주의자인 프랜시스 스코트 키가 1814년 지은 시를 붙이면서 만들어졌다. 키는 1814년 9월13일 시작된 영국군의 볼티모어 맥헨리 요새 폭격을 목격한 뒤 ‘맥헨리 요새의 방어’라는 시를 지었고 이 시가 ‘성조기’의 원형이 됐다.
‘천국의 아나크레온에게’는 1700년대 영국인들이 술을 마실 때 자주 부르던, 음주와 섹스를 찬양하는 노래였다. ‘미의 여신’ 비너스와 ‘술의 신’ 바커스가 서로 뒤엉켜 노는 내용이 노래에 담겨있었다. ‘성조기’는 남북전쟁 중 다른 가사가 붙여지는 등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뒤 대중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1931년 로버트 후버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미국 국가로 공식 지정됐다.
LA타임스는 미국 국가가 부르기 힘든 노래라고도 지적했다. 가사가 4절가지 이어지는데다가 박자를 맞추기 어렵고 여러 옥타브를 오가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문은 2012년 세상을 떠난 유명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1991년 미국 프로풋불(NFL) 슈퍼볼 24회 개막 행사에서 부른 미국 국가가 역대 최고였다고 꼽았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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