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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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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전쟁은..."

입력
2014.09.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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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일본 등 8개국 18명 여성 입장서 전쟁의 비인간성 고발

대구비엔날레는 사진만으로 승부... 사진의 허브공항 될 것

11일 대구 중구 동아쇼핑센터 건물 외벽에 대형 걸개사진이 내걸렸다. ‘웃자! 대구야!’라는 주제로 대구시민 1,000명의 웃는 얼굴 사진을 가로 43m, 세로 15m의 걸개에 담은 이 사진은 12일 개막한 ‘2014 대구사진비엔날레’ 부대행사의 하나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이 비엔날레는 다음달 1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대구예술발전소, 봉산문화회관 등 대구시내 전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열리고 있다. 이중 근ㆍ현대사를 아우르는 전쟁을 여성 사진가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 속의 여성’(Women in War)전은 이번 비엔날레의 백미다. 전쟁 속의 여성전을 기획한 석재현(44) 대구미래대 교수를 만났다.

_대구예술발전소에서 ’전쟁 속의 여성’전이 열리고 있다. 이 기획전의 큐레이터를 맡고 있는데, 어떤 전시인가.

“전쟁을 여성의 눈으로,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진전이다. 이를 통해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하고 평화의 의미를 돌아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전쟁터를 누비던 여성 종군기자의 고발, 현재진행형인 종군위안부 문제 등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_8개국 18명의 참여작가 중 주목할만한 작가와 작품세계는.

“모두 목숨을 담보로 찍은 사진이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굳이 얘기하자면 베트남 전쟁 때 유일하게 낙하산을 타고 미국 공수작전에 참가했던 미국 작가 캐서린 르로이를 꼽을 수 있겠다. 키 150㎝, 몸무게 40㎏의 그는 1966∼87년 20여년간 국제 분쟁지역을 누비며 기록을 남겼다. 1987년 미군의 리비아 트리폴리 공습을 다룬 사진으로 ‘National Press Photo-graphers Association’(NPPA)으로부터 ‘올해의 사진상’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첸 칭강, 프랑스의 알렉산드라 불라, 영국 알렉산드라 파지나 등 쟁쟁한 작가들이 즐비하다.”

_’정신대’라는 소주제도 있던데.

“이 전시회에는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 대만, 일본 작가들이 정신대 문제를 고발하고 있다. 특히 대구 출생의 미국 작가 김영희씨는 라디오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의 고통과 아픈 역사를 알게된 후 일본군의 만행을 세계에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1996년 6월 Time지 아시아판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일본 작가 이토 다카시가 참석, 자국 군인들의 만행을 고발해 의미를 더했다.”

_대구사진비엔날레에는 또 어떤 전시회가 열리고 있나.

“주전시는 ‘기원, 기억, 패러디’라는 스페인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의 작품전이다. 여기다 ‘이탈리아 현대사진전’, ‘만월: 하늘과 땅의 이야기’, ‘2014 국제 젊은 사진가전 Eternal Eye’, ‘대구 다큐멘터리 사진전’등이 열리고 있다. 부대행사로는 ‘국제사진심포지엄’과 ‘만인소’(萬人笑), ‘사진강좌’, ‘맛있는 사진관’, ‘대구근대골목촬영투어’, ‘드론 한공촬영 시연회’ 등이 열리고 있다.

_탈북자를 돕다 중국에서 13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는데.

“뉴욕타임즈의 한국 주재 사진기자로 일하던 2002년 말 탈북자의 망명 과정을 영상기록으로 남겨보자는 제안을 받고 일명 ‘리본 작전’에 동참했다. 그러다 2003년 1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 2년형을 선고받은 후 강제추방될 때까지 13개월을 중국에서 옥살이를 했다.

_자신의 사진 일생과 작품 세계를 얘기해달라.

“어릴적 아버지가 당시에는 흔치 않았던 소형 렌즈교환 카메라와 렌즈 여러 개를 갖고 계셨다. 그래서 사진에는 일찍 눈떴다. 대학 입학 후 본격적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에 뛰어들었다. 탈북자에다 외국인 노동자, 여성 등 사회와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특정 사람에 대한 기획전을 주로 열고 있다. 사진 작가, 외신 기자, 교수, 전시기획자 등 다양한 일을 하다보니 스스로 ‘사진종사자’라고 얘기하곤 한다. 모두 사진 안에서 하는 일이다. 사진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어 뿌듯하다.”

_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나.

“이번 ‘전쟁 속의 여성’이 키워드 선택과 작가 섭외 등 여러 분야에서 가장 어려웠고 기억에도 남을 것 같다. 사진전이 대중의 관심과 흥미를 일으켜야 하는데, 이번 기획전의 주제는 상당히 무겁고, 참여 작가들의 네임 밸류도 높아서 유치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다만 이번 전시회의 주제가 뚜렷하고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확신을 갖고 추진한 것이다.”

_대구사진비엔날레를 전망해달라.

“공교롭게도 서울과 부산, 광주 그리고 대구의 4개 비엔날레가 짝수해 9월에 동시에 열린다. 그래서 서로간에 비교도 많이 되는 편이다. 광주는 태생 자체가 예술비엔날레고, 부산도 회화와 조소, 영상까지 시각예술 전반을 다루고 있다. 대구는 오로지 사진 만으로 승부하는 비엔날레다. 예산 규모도 가장 적은 편이지만 깊이있는 사진을 다루기 때문에 훌륭한 비엔날레로 이름이 나있다. 대구가 우리나라 사진의 허브공항이 될 것이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약력

경일대, 미국오하이오대학원 포토저널리즘 전공

GEO, New York Times, IHT 사진기자

2006 대구사진비엔날레 ‘Imaging Asia Documents’ 기획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 ‘ON KOREA 한국대표 사진가전’ 기획

대구미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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