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김효주(롯데)와 40세 카리 웹(호주)의 숨막히는 맞대결. 김효주가 10대 반란을 일으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 상금 325만 달러)에서 초청선수로 출전한 김효주가 통산 41승(메이저 7승)을 거둔 베테랑 웹을 꺾고 활짝 웃었다.
김효주는 15일(한국시간) 프랑스의 에비앙 레벵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1ㆍ6,453야드)에서 끝난 대회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를 적어낸 김효주는 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10언더파 61타를 몰아쳐 역대 메이저 대회 최소타 기록을 작성한 김효주는 LPGA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신고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효주는 미국 무대에서 5년 간 뛸 수 있는 자격도 함께 얻었다. 한국 선수가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신지애(26), 2011년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4ㆍ하나금융그룹)에 이어 세 번째다. 김효주의 우승 상금은 48만7,500달러(5억417만원)다.
김효주는 2012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산토리 레이디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 해 10월 프로로 전향한 김효주는 2개월11일 만에 KLPGA 투어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KLPGA 투어에서 3승을 올리며 상금 8억원을 돌파,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출발은 김효주가 좋았다. 웹에 1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낸 웹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허용했다.
하지만 2번홀(파3)에서 두 선수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효주는 깃대를 맞추는 위협적인 샷으로 손쉽게 버디를 추가했다. 반면 웹은 그린을 놓친 뒤 어프로치도 실수를 했다. 세 번째 샷 만에 온 그린을 시킨 웹은 2퍼트로 마무리하면서 더블 보기로 무너졌다. 2번홀이 끝난 뒤 두 선수의 타수는 3타 차까지 벌어졌다.
경기 초반 기선을 제압한 김효주는 이후 착실하게 파 행진을 벌였다. 9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한 그는 11번홀과 12번홀(이상 파4) 연속 버디를 사냥하면서 경쟁자들과의 간격을 유지했다.
그러나 김효주는 14번홀(파3)에서 첫 보기를 범하면서 위기에 몰렸다. 9번홀과 10번홀, 11번홀(이상 파4)에서 3연속 버디를 낚은 웹을 비롯한 공동 2위 그룹에 1타 차까지 쫓겼다. 15번홀(파5)에서는 파에 그치면서 버디를 추가한 웹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효주는 16번홀(파3)에서 공동 2위로 내려앉았다. 또 다시 보기를 적어내면서 오히려 웹에게 단독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극적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김효주는 4.5m 버디 퍼팅을 성공시켰고, 웹이 보기를 범하면서 1타 차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장하나(22ㆍBC카드)와 허미정(25)은 공동 3위(9언더파 275타)에 올랐고, 최나연(27ㆍSK텔레콤)은 5위(8언더파 276타)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박인비(26ㆍKB금융그룹)는 공동 10위(2언더파 282타)에 자리했다. 역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맏언니’ 박세리(37ㆍKDB금융그룹)는 공동 47위(7오버파 291타)에 그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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