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개월째 억류 중인 미국인 관광객 매튜 토드 밀러(24)에게 6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 내 미국인 억류자 석방을 촉구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이번 선고를 통해 억류자 문제를 한 번 더 부각시켜 북미 대화를 압박하는 등 정치적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지난 4월 관광으로 입국하면서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감행한 미국인 매튜 토드 밀러에 대한 재판이 14일 공화국 최고재판소에서 진행됐다”며 “밀러에게 6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밀러는 지난 4월 북한 이민국 사무소에서 입국 검사를 하던 중 관광증을 찢는 등 법질서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됐으며 이날 재판에서 어떤 혐의가 적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밀러를 포함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은 지난 1일 CNN방송을 통해 미국 정부에 “석방을 위해 빨리 나서 달라”고 요구했으며 한미 양국 6자회담 수석 대표들도 지난 9일 미국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면담을 갖고 “북한 내 미국인 억류자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외국인 억류자들에게 보통 10년 이상의 장기형을 선고했던 과거 사례를 봤을 때 6년형 선고는 강한 편은 아니다”라며 “미국을 자극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억류자 문제를 부각시켜 (미국에) 북미 대화를 압박하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의 2차 남북 고위급접촉 제의에 한 달 넘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온 북한은 13일 고위급접촉 대표단 대변인 담화에서“고위급접촉 개최를 촉구하기 전에 삐라 살포부터 중단하라”고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보이며 회담 재개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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