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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직원 898명 인사위 회부… 조기통합 갈등 '강대강'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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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직원 898명 인사위 회부… 조기통합 갈등 '강대강' 충돌

입력
2014.09.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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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무산된 임시 노조 총회 참석자 근무지 무단 이탈 등 징계 심의

김한조 행장 강경 대응 천명, 노조 "징계 땐 전면투쟁" 반발

KB금융 사태로 금융권이 어수선한 가운데 외환ㆍ하나은행의 조기통합을 놓고 노사가 충돌하고 있는 하나금융의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금융권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통합 이슈를 공론화한 직후 조기통합의 총대를 멘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노동조합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섰고, 이에 노조는 전면 투쟁의 뜻을 밝혔다. “외환ㆍ하나은행 통합은 노사 합의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세웠던 금융당국도 더 이상 관망할 수만은 없는 상황에 이른 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은행권 사상 최대 규모인 898명의 직원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했다. 3일 외환은행 노조가 개최하려다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임시 조합원총회에 참석했거나 참석을 위해 근무시간 중 자리를 비웠던 직원들이 대상이다. 징계 사유는 은행 인사규정과 취업규칙에 근거한 업무지시 거부, 업무 방해, 근무지 무단 이탈 등이며 18일부터 24일까지 이들에 대한 징계를 심의한다.

역대 단일 사안의 대규모 징계는 국민은행이 2012년 대출서류 임의조작으로 65명, 2009년 우리은행이 파생상품 투자손실로 21명을 징계한 정도다. 이번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직원 중 10%만 징계가 확정돼도 유례 없는 대규모 징계 사례로 남게 된다. 외환은행은 이미 3일 총회 참석자 중 29명의 기존 보직을 박탈하고 인사부소속 조사역으로 대기발령 조치한 바 있다.

외환은행이 이처럼 노조에 노골적으로 강경 대응하기로 한 것은 회유보다는 압박이 필요한 때가 됐다는 판단 때문. “김 행장 등 경영진이 노조를 6차례 찾아가고 협의 요청 공문을 16차례 보냈지만 번번이 무시됐다”는 게 외환은행 경영진의 입장이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지금껏 노조에 계속 대화를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전체 직원의 10%가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한 것은 정상적인 조직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가만히 덮고 넘어가면 조직의 기강이 안 선다”고 강조했다.

외환은행 경영진이 대규모 징계 심의 절차를 밟고 나서자 노조 내부의 분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전후로 영ㆍ호남 지방 본부 노조 분회장들이 집행부 비판 성명을 낸 것. 하지만 노조 집행부는 더욱 강경하게 사측에 맞설 태세다. 김근용 노조위원장은 “이번 징계 절차는 경영진이 대등한 위치의 대화를 거부하고 직원들의 항복 선언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대규모 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노조 파괴 공작으로 규정해 법률 투쟁 등 전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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