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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세요] 조선 노비의 세대 걸친 신분세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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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세요] 조선 노비의 세대 걸친 신분세탁 外

입력
2014.09.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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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노비의 세대 걸친 신분세탁

노비에서 양반으로, 그 머나먼 여정 / 권내현 지음

양천과 반상의 구분이 뚜렷했던 조선의 신분제도도 왜란과 호란, 두 전쟁을 겪으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책은 김수봉이라는 노비 출신 평민과 그 자손들의 호적대장을 분석하며 신분 상승을 꿈꾸는 당대 하층민의 삶을 그린다. 17세기 말 경상도 단성현에서 심정량의 노비로 살았던 수봉은 국가에 구휼미를 납부하고 합법적으로 천민 지위에서 벗어나 김해 김씨라는 성씨를 얻고 평민이 됐다. 손자들은 군역을 면제받기 위해 중간층으로 성장했고 증손자 대에 이르러 유학(幼學)이라는 양반의 지위를 획득했다. 고손자 김종옥은 본관을 안동으로 바꾸고 이주해 실제 양반 가문 행세를 하려 했다. 저자는 하천민의 양반 지향 의식이 사회적 지위를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이며 결국 신분 관념의 해체로 이어졌다고 그 의미를 밝힌다. 역사비평사ㆍ204쪽ㆍ1만2,800원

인현우기자 inhyw@hk.co.kr

특파원이 증언하는 중동의 비극

전사의 시대 / 로버트 피스크 지음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중동 특파원으로 25년 이상 근무해온 저자가 쓴 고정 칼럼을 묶은 책이다.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쓴 글 위주로 편집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신문 기사를, 그것도 10년 이상 묵은 글을 책으로 낼 수 있다는 건 피스크의 칼럼이 블레어, 부시, 후세인, 빈라덴이 권력의 의자에서 떠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뜻일 것이다.

“패배했을 때는 저항하고, 승리했을 때는 아량을 보여라”고 하던 처칠의 충고는 이제 옛말이 됐다. 미국 군인은 이제 전사가 되기를 강요 당한다. 전사는 절대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전사는 적을 말살시켜야 한다고 교육 받는다.

38년간 중동 이곳 저곳을 취재하며 수많은 분쟁과 학살 현장을 묵묵히 지켜본 저자는 분노와 냉소로 칼럼을 써내려 갔다. 9ㆍ11 사태 이후 미국의 부시 정권과 영국의 블레어 내각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테러와의 전쟁에 인력과 돈을 쏟아 붓던 시기에 쓰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중동 지역 또는 아랍 세계의 사람들이 겪어온 고통과 비극, 그것을 야기한 서구의 거짓과 위선 그리고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을 죄어드는 공포가 칼럼의 굵은 줄기다.

부시와 블레어가 남긴 유산은 중동과 아랍 지역을 또 다른 분쟁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기억을 희석하고, 잔인함을 보고도 일부러 못 본 척하는 태도가 우리를 다시 불구덩이로 밀어 넣는 주범”이라고 경고한다. 우리가 “도덕적 열정과 분노를 가지고” 중동을 지켜본 저자의 증언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생명과 자본, 그리고 노동에 대해

자본주의와 노사관계 / 강수돌 지음

자본주의의 진화 과정에서 노사관계는 다양한 변화를 보여왔다. 억압적인 노사관계에서 민주적인 노사관계로 변하기도 하고 적대적인 노사관계로부터 협력적인 노사관계로 변하기도 하는데 그 배경에는 수많은 사회적 세력 관계가 작동한다. 사회 세력들은 진영을 나눠 각기 결합하며 진영 내부나 진영 사이에도 다양한 형태의 관계가 전개된다. 책은 자본주의 노사관계가 어떤 성격과 구조를 지니고 있는지, 노동자ㆍ기업가ㆍ노동조합ㆍ경영진ㆍ정부 등 주요 주체들이 어떤 전략과 개념으로 어떤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하는지를 노동시장, 노동과정, 생활과정 등 세 영역으로 설명한다. 경쟁력이나 생산성을 중시하기보다 삶의 질에 주목하는 게 책의 특징이다. 생명과 자본의 상호 관계를 중심으로 분석하는데 여기에서 노동은 생명과 자본의 교집합이 된다. 한울ㆍ240쪽ㆍ2만원

연다혜 인턴기자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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