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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돈봉투' 출처 등 의혹 커져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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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돈봉투' 출처 등 의혹 커져 수사 착수

입력
2014.09.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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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희 서장 경질… 1700만원 확인, 돈 마련한 한전 지사장도 대기발령

경북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이 12일 오후 대구 경북경찰청 앞에서 청도경찰서장이 주민들에게 한국전력에서 받은 돈봉투를 전달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구=뉴시스
경북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이 12일 오후 대구 경북경찰청 앞에서 청도경찰서장이 주민들에게 한국전력에서 받은 돈봉투를 전달한 것에 대해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대구=뉴시스

경찰청이 이현희 경북 청도경찰서장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돈봉투를 돌린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이 서장을 전격 경질하고 송전탑 갈등을 둘러싼 금품수수 전반에 대해 공식 수사에 들어감에 따라 파장이 커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2일 “이 서장이 한국전력으로부터 돈을 받아 지역 주민들에게 전달한 과정과 금품 출처 의혹 등을 조사하기 위해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능수사대는 이날 수사관 5명을 청도 현지로 급파해 금품수수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청은 이날 이 서장을 직위해제하는 한편, 감찰과 병행해 필요할 경우 강제수사도 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전이 마련한 돈의 출처와 이 서장과 한전 간 금품이 오간 경위에 논란이 제기되는 등 의혹이 커져 수사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민들에게 건네진 것으로 확인된 돈봉투 금액은 1,700만원에 달한다. 이 서장은 지난 2일 청도군 각북면 이모 할머니에게 한전에서 받은 100만원을 치료비조로 전달한 데 이어, 지난 9일 청도서 정보보안과 전모 계장을 시켜 지역 주민 6가구에 100만~500만원씩 총 1,600만원의 돈봉투 전달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서장은 “추석을 앞두고 한전 대구경북개발지사에 장기농성으로 지친 할머니들에게 위로금을 드릴 것을 제안했고, 한전 명의로는 안 받을 것 같아 내 이름으로 돈을 건넸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특히 금품 출처에 주목하고 있다. 한전 측은 이모 대구경북개발지사장이 사비를 털어 위로금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자금 추적 결과에 따라 별도 계좌가 드러날 경우 비자금 수사로 전환될 수도 있다. 한전은 전날 밤 이 지사장을 대기발령 조치하고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자체 조사를 거쳐 징계할 방침이다. 이 지사장은 “1,700만원 외에 이 서장에게 더 건넨 돈은 없다”고 말했다.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경북경찰청을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서장과 이 지사장을 수사해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대책위는 “한전과 경찰의 유착관계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 측은 “주민들이 먼저 돈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단호하게 부인했으나, 지역 파출소를 통해 먼저 돈을 요구해 받은 경우도 있다는 증언도 있어 수사에서 진상이 규명될 전망이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청도=배유미기자 yu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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